▲ 2021년 7월 25일 양궁 국가대표 장민희 선수가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단체 8강전에서 과녁을 향해 활을 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한국 양궁 '금빛 질주'의 막이 올랐다.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대표팀이 이틀 만에 금메달 두 개를 확보했다(25일 기준). 여자 단체팀은 1988년 이후 9개 대회 연속 정상을 지키며 세계 최고 실력임을 입증했다. 이번에 신설된 혼성 단체전 메달도 한국 차지였다.

25일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여자 단체 결승에서 강채영(25)·장민희(22)·안산(20) 선수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팀을 상대로 6대0 완승했다. 여자 양궁 단체전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 처음 도입됐다. 이후 여자 양궁 대표팀은 금메달을 한 번도 양보한 적이 없다. 24일 열린 혼성 단체전에서는 안산·김제덕(17) 선수가 네덜란드팀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산 선수는 이로써 2관왕에 올랐다.

우리나라는 1984년 LA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후, 2016년 리우올림픽까지 양궁에 걸린 금메달 총 30개 중 77%에 해당하는 23개를 쓸어 담았다.

한국 양궁이 강한 이유로는 '공정한 선발 시스템'이 꼽힌다. 이전 대회에서 아무리 뛰어난 기록을 세웠어도, 다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다시 원점에서 경쟁에 임해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철저히 실력 위주로 선발, 여자 대표팀은 올림픽 경험이 없는 선수들로 세대교체됐다. 도쿄올림픽이 1년 미뤄지고는 선수 기량 변화를 감안해 지난해 10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재(再)실시했다.

훈련 방식도 남다르다. 경기 도중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돌발 변수에 대비한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는 진천선수촌에 도쿄올림픽 경기장을 그대로 옮긴 듯한 세트를 마련했다. 무관중 경기 환경을 고려해 빈 관람석 200석을 설치했고, 영어·일본어 등 현장의 아나운서 멘트, 박수, 카메라 셔터 소리 등 효과음까지 제작해 현장감을 높였다.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일본 상황에 대비, 지진 체험 훈련까지 도입했다.

양궁 선수단의 활약은 이번 주 내내 이어질 예정이다. 오는 30일에는 여자 개인 결승전, 31일에는 남자 개인 결승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