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조립식 가족' 포스터.

보육원 퇴소 청년들의 삶을 그린 연극 '조립식 가족'이 오는 14, 15일 양 일간 고양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에서 상연된다.

연극 '조립식가족'에는 언뜻 보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들이 나온다. 회사에 들어가 모은 돈과 대출을 합쳐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직장인 '정식', 뉴스에 가끔 나올 정도로 청년 사업가로 잘 나가는 '모세', 고등학교를 중퇴 했지만 좋은 성적으로 검정고시를 보고 택배 물류 사원으로 근무하는 '희정'. 세 사람은 모두 보육원 출신으로 퇴소 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이들은 설날에 정식이 집에 모여 연휴를 보내게 된다. 좋은 여자 만나서 결혼해야 한다며 잔소리를 끊임없이 해대는 모세, 모세의 아슬아슬한 오지랖이 마음에 들지 않는 희정. 이들 간에 결국 한바탕 싸움이 벌어지고 정식이 악다구니를 써서 싸움을 멈춘다. 

공연 주최 측은 "이들의 싸움과 오지랖 속에는 결핍과 위로가 동시에 담겨 있다"며 "가족을 만들어야 하고, 결혼해야 하고, 사랑을 받아야만 한다는 이들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물음을 던지게 만든다"고 했다. 아울러 "이들의 대사나 상황을 통해 보육원 퇴소생들이 겪어야만 하는 사회 제도의 허점이나 심리적 공황도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연극 주관 단체인 '한국고아사랑협회'는 "버려짐에서 오는 상실감, 세포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결핍은 집이 있거나, 정착금으로 채워지지 않는 것"이라며 "이러한 우리의 마음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하다가 연극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결핍을 고백하는 연극 '조립식 가족'을 통해 부모에게 버림을 받는다는 것. 단체로 자라면서 일반 가정에서 당연히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한 점이 살아가면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꼭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끝으로 이 단체는 "최근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자립 지원 정책이 조금 좋아지면서 보육원에 아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아이들의 유기를 멈춰주시고, 정말 어쩔 수 없다면 아이들이 보육원이 아닌 일반 가정에서 자랄 수 있도록 도와 달라. 이 공연이 그런 운동에 아주 작은 반석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