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오는 12일 북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의 실체를 추적한 영화 '암살자들'(감독 라이언 화이트)이 국내 개봉한다.

김정남은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 공항에서 두 여성에 의해 피살당한다. 김정남을 죽인 두 여성은 몰래 카메라 연기를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이 쇼를 기획한 일당은 완벽하게 종적을 감춘다. 라이언 감독은 사건의 실체를 추적하며 이를 영화 속에 담았다.

영화 '암살자들'의 국내 개봉은 순탄하지 않았다. 지난 5월 말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독립·예술영화 인정 등에 관한 소위원회'의 예술영화 인정 심사에서 '불인정' 통보를 받았던 것이다. 이에 수입·공동배급사 측은 이의를 제기하고 영진위를 항의 방문했다. 결국 6월 29일 영진위는 재심을 통해 '예술영화'로 인정, '암살자들'의 국내 개봉이 가능해졌다. 

당시 이 영화의 수입·공동 배급, 제공사인 ㈜더쿱, ㈜왓챠, kth 측은 "불인정 사유가 어떤 식으로 재고되어 심사가 이루어졌는지 알 길이 없으나, 영진위의 예술영화 인정 결정을 그 자체로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암살자들3.jpg
▲ 김정남 암살 장면이 담긴 CCTV 영상. 사진=영화 장면 캡처

한편 최근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영화 상영을 막으려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명보아트시네마 허은도 대표는 지난 8일 '스카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진흥원 관계자가 영화 상영이 예정된 극장에 전화를 걸어 북한 디도스 공격이 우려되니 영화 상영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식으로 우회적으로 압박했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대놓고 상영하지 말란 소리는 안했지만 거의 반협박식으로 상영 중단을 요구했다"며 "인터넷진흥원이 극장들에 전화를 걸어 해킹이 우려된다고 하면 어떤 영화관이 영화를 상영하겠냐"고 했다.

이에 인터넷진흥원 측은 "상영 여부와 상관없이 공공사이버 경보를 정상에서 관심으로 격상하는 차원에서 핫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전화를 드린 것"이라며 사전예방차원의 알림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미국에서도 영화 상영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언 화이트 감독은 "당시 할리우드는 북한 정권을 의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영화 개봉에 있어서 불리한 상황이었다"며 "특히 2014년에는 북한 김정은 암살을 다룬 영화 '더 인터뷰' 개봉을 앞두고 미국의 소니 영화사가 해킹 공격을 받은 사건이 있었고 이 때문에 미국 영화사들은 '암살자들'의 배급을 조심스러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