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동편 성산일출봉과 맞닿은 푸른 바다의 절경은 진한 채색이 돋보이는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근래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국내 여행지로 관광 수요가 몰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비행기 탑승의 설렘부터 여유로운 남국(南國)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제주도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발령에다 태풍까지 올라오는 등 관광 여건이 불편해졌지만, 떠나는 여름이 아쉬운 듯 관광객들은 막바지 휴가를 통해 ‘탐나는 탐라’를 찾아가고 있다. 

음식, 풍습, 경치 등 제주의 매력은 워낙 다양하지만 단연 압권은 바로 바다다. 제주 방언(方言)으로 ‘바당’이라 불리는 이 바다는 사방(四方)의 모습이 다 다르다. 말 그대로 ‘동서남북 가지각색’이다. 일몰(日沒)의 빛을 머금어 따듯한 윤슬이 일렁이는가 하면, 해안의 현무암질(玄武巖質)과 어울려 시리도록 검푸른 물결로 바뀌었다가, 삽시간에 비바람을 몰고 방파제를 덮치는 사나운 풍랑(風浪)이 되기도 한다. 장소와 방향에 따라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제주 바다의 매력을 사진으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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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편 성산일출봉 정상에서 바라본 제주 서귀포시 성산리 마을의 모습. 섬처럼 나뉜 육지가 각기 한 아름 바다를 품에 안고 있는 모습이 다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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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편 성산일출봉 인근의 詩人 이생진 詩碑 거리. 그리운 바다 성산포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작가의 시편들이 돌에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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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편 애월읍의 바닷물결이 햇살을 머금어 눈부시다. 반짝이는 윤슬 앞으로 현무암 갯바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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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애월읍 카페 거리 맞은편에는 에메랄드 빛 바다가 장관이다. 물빛은 마치 층을 지어 있는 듯 서로 다른 색깔로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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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 바다의 매력에 빠져 보트와 카누 등으로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 한 입 베어 물면 아삭거릴 것만 같은 하늘색 허공과 새하얀 뭉게구름도 사람들을 반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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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의 비경을 절정으로 느낄 수 있는 제주 남쪽 바다에서는 역시 대포주상절리가 압권이다. 돌기둥으로 식어버린 용암의 애타는 세월을 위로해주듯, 연녹색 바다가 포말을 일으키며 쓰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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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시 중문동에 위치한 대포주상절리는 천연기념물 제443호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서귀포에 온 관광객들이 멋진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기 위해 빼놓지 않고 다녀가는 명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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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남쪽 서귀포 바다의 명물 중 하나인 외돌개는 마치 외로운 거대 비석처럼 홀로 서서 바다를 지키고 있다.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의 모습이라고도 하고, 고려 말 왜적을 물리친 최영 장군의 강인한 혼백이 느껴진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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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에서 본 외돌개와 해안 절벽의 모습. 멀리 기화요초가 자란다는 신비의 무인도 문섬의 자태가 보인다. 서귀포시 서홍동에 위치한 외돌개는 국가 지정 명승 제79호로 지정된 바위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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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를 대표하는 경승지 천지연폭포 또한 바다 못지 않게 빼어난 장관을 보인다. 기암 절벽에서 하염없이 떨어지는 옥수는 파도 못지 않게 세차고 청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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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m나 되는 아연한 못의 깊이를 아는 듯 모르는 듯, 짙푸른 하늘과 온화한 뭉게구름은 울창한 폭포의 숲을 이불처럼 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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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이 드리운 제주 북녘 용두암 해변에는 바람이 가득 찼다. 저 숱한 돌들도 뿌리 뽑힐 정도의 강풍은 제주 바다의 색다른 이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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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머리 해안이 있는 제주시 용담동 앞바다에 비가 흩뿌려지고 있다.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의 몸뚱어리처럼 현무암 갯바위들이 비감을 품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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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암 해변 인근 방파제에 낚시객들이 모여 있다. 진노의 기염을 토하는 용의 울음소리처럼 제주 바닷바람은 서있기조차 힘들 정도로 무서운 괴력을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