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문화재청 제공

‘W B. Tom’. 조선 최고 권위를 상징하던 도장에 새겨진 어느 미국인의 이름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이역만리(異域萬里)를 떠돌던 조선의 국새(國璽·나라를 대표하는 도장)가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은 24일 “‘국새 대군주보’ 등 국새 4과를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조선 말기 고종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조선의 자주성을 강조하기 위해 20여 점의 국새를 만들었다. 은색 거북 모양의 대군주보는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을 앞두고 제작됐다. 이후 6·25전쟁 때 국외로 유출돼 어느 미국인 손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됐다. 그 뒤 국제 경매 매물로 나온 대군주보는 재미(在美) 교포를 거쳐 2019년 문화재청에 기증됐다. 한편 함께 보물로 지정된 ‘국새 제고지보’ ‘국새 칙명지보’ ‘국새 대원수보’는 대한제국기(1897~ 1910)에 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