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 본사 건물 앞쪽 외벽엔 ‘광화문글판’이 걸려 있다. ‘광화문의 명물(名物)’로 불리는 이 글판은 지난 30여 년간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감동적인 글귀로 갈아입으며 시민들과 만났다. 교보생명은 최근 100번째 광화문글판을 공개했다. 올가을 광화문을 지나는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글귀는 바로 ‘[춤]만큼은 마음 가는 대로, 허락은 필요 없어’. 세계적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특별히 제작한 문구다.
교보생명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희망과 감동의 메시지를 선사하고자 100번째 광화문글판에 BTS의 글귀를 담았다”고 밝혔다. 선정된 글귀는 BTS 노래 ‘퍼미션 투 댄스’의 한 구절이다. 코로나로 일상에 많은 제약이 있지만, 각자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을 찾자는 의미다. BTS 멤버들은 광화문글판 홈페이지에 공개한 축하 영상에서 “저희는 누군가에게 허락받지 않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춤’이라고 생각했다. 괄호 안에는 여러분만의 자유를 표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글판(가로 90m·세로 21m)은 기존 글판보다 12배 정도 크게 제작됐다.
광화문글판은 교보생명 창립자인 고(故) 신용호 명예회장의 제안으로 1991년 1월 시작돼 올해까지 31년째 이어오고 있다. 제1호 글귀는 ‘우리 모두 함께 뭉쳐, 경제 활력 다시 찾자’였다. 1998년 외환 위기를 거치면서 시민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감성적인 시, 노래 가사 등이 활용됐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2012년 봄 편)’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2014년 여름 편)’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2009년 가을 편)’ ‘두 번은 없다,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므로 너는 아름답다(2015년 겨울 편)’ 등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