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0년대 초등학교에 진학하는 목포 공생원 아이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한 윤학자 여사.

고아들의 어머니 '윤학자(尹鶴子·1912~1968) 여사'의 생애를 담은 창작극 '울 밑에 선 울 엄마'가 오는 22~23일 전남 목포시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된다.

윤학자(다우치 치즈코) 여사는 일본인이지만 3000여 명의 한국 고아를 키워냈다. 이번 공연을 주최한 극단갯돌은 일제 시대, 6·25 전쟁 등 근대화의 대격변 시기 굴곡진 삶을 살아 온 윤 여사의 삶 속 고귀한 헌신과 사랑을 통해 서로 도우며 함께 사는 공생 정신을 담았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오늘날의 이념 대립과 갈등 반목, 분열, 이기주의 등 극단으로 치닫는 사회 속에서 화해와 용서, 사랑과 평화, 나눔과 공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문관수 극단갯돌 대표는 "이번 공연이 윤 여사가 목포의 고아 3000명을 돌보며 보여준 희생 정신과 인류애의 메시지를 감성적 이야기와 예술적 표현으로 승화한 인류애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며 "이 작품은 목포의 다양한 근대 인물을 다루는 '목포 근대인물전'의 시발점이 되는 작품으로, 이를 통해 목포의 대표 브랜드 공연화의 초석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2021 지역문화예술특성화지원사업-공연예술창작'의 하나로 극단갯돌이 주최·주관하며, 전라남도 및 전라남도 문화재단이 후원해 진행한다. 입장료는 무료다.

◇ 윤학자 여사의 생애

일본 성명은 타우치 치즈코(田内 千鶴子). 1912년 10월 31일 일본 시코쿠 고치현 고치시 와카마쓰초에서 외동딸로 태어났다. 7세 때인 1919년 조선총독부 목포부청 하급관리인 아버지의 근무지에 따라 양친과 함께 조선으로 이주하였다.

1931년 목포고등여학교를 졸업하고, 1932년 목포정명여학교에서 음악 교사로 근무했다. 1936년부터 고등여학교 은사의 소개로 고아 구제 시설인 공생원 봉사를 제안받아 봉사활동을 했다. 공생원에서 음악과 일본어를 가르치는 봉사를 하던 그녀는 공생원 원장이자 기독교 전도사였던 윤치호와 1938년 10월 15일 결혼했다. 이후 남편 윤치호와 함께 공생원 운영을 하였으며 2남 2녀를 낳았다.

1951년 1월 광주의 전남도청으로 식량 지원을 요청하러 간 남편 윤치호가 행방불명이 되는 등 어려움 속에서도 홀로 공생원을 지키며 고아 구제에 이바지했다. 그리하여 1963년 8월 15일 한국 정부로 부터 일본인으로서 최초로 문화훈장 국민장을 수상하고, 1968년 5월 8일에는 전남지사가 주는 장한 어머니상을 받았다. 1967년에는 일본 정부로부터 남수포장(藍綬褒章)을 받았다.

1968년 10월 31일 별세했다. 장례는 목포역에서 목포시 최초로 시민장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3만여 명의 목포시민이 운집해 그녀의 죽음을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