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조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KBS1 '가족오락관'을 진행한 장수 MC 허참(본명 이상룡)씨가 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이날 향년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고인은 간암 투병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까지 KBS2 음악예능 '불후의명곡'에 출연, 특유의 노래 실력을 보여주며 왕성하게 활동했던 그는 투병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은 채 조용히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1949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 영남상고, 동아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0년 음악다방 ‘쉘부르’ MC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1971년 TBC(동양방송) ‘7대 가수쇼’ MC로 정식 데뷔, 1974년 MBC 라디오 프로그램 '청춘은 즐거워' MC로 방송 생활을 시작했다.
고인은 1977년 TBC '쇼쇼쇼'의 MC를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가요청백전’ ‘올스타 청백전’ ‘쇼 일요특급’ ‘싱글벙글쇼’ ‘젊음은 가득히’ ‘푸른신호등’ ‘허참과 이밤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고인의 진가를 제대로 알린 프로그램이 바로 '가족오락관'이다. 그는 1984년부터 2009년까지 26년간 MC를 맡아 진행해오며, 특유의 유행어인 "몇 대 몇"을 외쳐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가족오락관’ 이후에도 SBS ‘트로트 팔도강산’, KBS ‘도전 주부가요스타’ ‘트로트 팔도 강산’, 경인방송 ‘8도 노래자랑’, 엠넷 ‘골든 힛트송’ 등에 출연하며 방송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왔다.
2003년에는 음반 ‘추억의 여자’를 발매, 가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2005년 제12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TV진행자상, 2006년 KBS 연예대상 공로상을 받았다. 작년 11월에 방송된 KBS2 ‘불후의 명곡 - 전설의 명MC 특집’이 그의 마지막 출연작이 됐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층 21호에 차려졌다. 발인은 2월 3일 오전 5시 2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