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민음사

민음사의 대표 스테디셀러 ‘세계문학전집’이 400번째 책을 출간했다. 시인 김수영의 《시여, 침을 뱉어라》다.

1998년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이윤기 옮김)를 첫 책으로 출간한 지 25년 만이다. 지금까지 약 1만1000쇄를 거듭하며 전체 합계 2000만 부 이상 발행했다. 세계문학전집으로 발행된 책들을 위로 쌓아 올리면 약 400km다. 에베레스트 산의 45배 달하는 높이를, 눕혀서 길을 낸다면 약 4400km,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의 11배에 달하는 길을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총 작품 수는 318종, 작가는 35개국의 175명, 번역자는 165인이며,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30인의 작품 74종이 포함됐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은 창립 30주년을 맞았던 1995년경부터 기획됐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할 다음 세대를 위해 세계문학사의 위대한 유산들을 원전(原典)에 충실한 원어 번역의 정전으로 펴내고자 했다. 이 같은 박맹호 민음사 선대 회장과 뜻을 함께한 김우창, 유종호, 안삼환, 정명환 선생을 편집위원으로 한 전집 간행위원회는 “새로운 기획, 새로운 번역, 새로운 편집”을 모토로 전집 기획에 착수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가치와 감동을 지니는 고전을 엄선하되, 영미나 유럽에 편향돼 왔던 목록을 일신해 제3세계 문학이나 한국과 아시아의 고전까지 포괄하는 동서고금의 고전들을 새로 선정했다. 고전의 진가가 새로운 세대 독자들에게 온전히 가 닿을 수 있도록 연구자 또는 전문 번역가를 발탁, 원전에 가장 충실한 우리말 번역을 위해 노력했다. 

민음사 측은 “세계문학전집을 한 권 한 권 펴내는 일은 오랜 시간을 거치며 문학적 가치가 입증된 전 세계의 고전을 우리 독자들에게 ‘오늘의 우리 말’로 읽히는 일이며, 우리 말로 번역된 고전 작품들은 단순한 번역 문학이 아니라, 어엿한 우리 문학이며, 우리의 고유한 문학적 경험이라는 신념에 바탕한 기획이었다”며 “또한 고전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읽기 편하고 휴대하기에도 좋은 판형을 개발하는 등, 3년여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1998년 8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첫 책으로 10권을 동시 간행함으로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처음 세상에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은 25년 동안 오비디우스, 셰익스피어, 단테 알리기에리, 톨스토이 등 고전문학의 대가들에서부터 헤세, 쿤데라, 마르케스, 카뮈, 오웰, 헤밍웨이, 샐린저, 핀천, 파묵 등 현대문학의 거장들까지 다양한 저자의 작품들을 엄선, 발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