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견 시조시인 홍성란 작가가 신작 《매혹》을 펴냈다. 전통 시지(詩誌) 《현대시학》 기획시인선 20번째 시집이다.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홍 시인은 성균관대학교 문학박사로 1989년 중앙시조백일장 장원에 당선돼 시단에 나왔다. 시조집으로 《춤》《애인 있어요》《소풍》《바람의 머리카락》 등이 있다.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유심작품상, 중앙시조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홍 시인은 발문에서 "《춤》(2013)을 낸 지 9년 만에 신작 시조집을 낸다"며 "등단 33년, 미지의 당신에게 《매혹》이라는 편지를 보낸다. 낯선 향기를 보낸다"고 썼다. 그는 "산다는 건 견디고 받아들이는 일, 받아들이고 견딜 줄 알게 되어 고맙다"며 "섞이지 않고 젖지 않으려고 감장 우산을 펼쳐 들었다. 고요하고 안온한 고독, 이 기쁜 대명천지를 당신에게 보낸다"고 덧붙였다. 이하 대표 시조 1수를 소개한다.
곡우穀雨
지렁이도 물이 올라
여린 풀은 머리 빗고
잘 견디었네 고생 많았네 어제보다 의젓하네
온 들녘
물 마시는 소리 가지런한 빗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