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록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고문은 16일 회사 칼럼과 '미래에셋 투자와연금TV'를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제대로 된 적응이 필요하다. 인생 오후를 향할 때 나타나는 네 가지 범주의 변화가 있다”고 소개했다.사진=미래에셋 투자와연금TV

심리학자 칼 융은 ‘인생의 오전을 위해 만든 프로그램으로 인생의 오후를 살 수는 없다’고 했다. ‘디지털로 인한 변화’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된다.

김경록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고문은 16일 회사 칼럼과 '미래에셋 투자와연금TV'를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제대로 된 적응이 필요하다. 인생 오후를 향할 때 나타나는 네 가지 범주의 변화가 있다”고 소개했다. 

김 고문에 따르면, 첫째 물질적 목표에서 정신적 목표로의 변화다. 젊을 때는 대부분 돈을 버는 게 주요 목표인데 인생 오후에는 점차 정신적 목표가 중요해진다. 가치 있는 삶을 살고, 행복하게 살고, 하고 싶은 일을 해 보는 것이다. 김 고문은 “필자의 친구는 시니어 극단에 들어가 셰익스피어 희극 100개 공연을 시작했다. 물론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다”고 전했다.

둘째, 역할의 부재. 삶의 오전에는 부장, 과장으로서의 역할, 부모로서의 역할, 배우자로서의 역할, 자식으로서의 역할 등 역할이 주어져 있는데 인생 오후에는 역할이 축소되거나 사라진다. 역할이 사라지면 처음에는 홀가분하고 자유롭지만 시간이 흐르면 공허함에 빠지게 된다. 일종의 아노미(anomie)상태가 된다. 김 고문은 “이를 빈 둥지(empty nest) 증후군이라 부른다”며 “책임이 줄어들어 좋을 것 같은 데 오히려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셋째, 규범의 부재. 인생의 오전에는 학교의 규범, 직장의 규범 속에 있고, 사회의 규범에 있게 되지만 인생 오후에는 자신을 둘러싼 규범이 사라진다. 있다고 하더라도 강하지 않다. 김 고문은 “규범이 없으면 자신을 잡아 주는 틀이 없어 시간이 흐르면서 엉뚱한 방향으로 변해갈 수 있다”며 “일본에서 사회 문제가 되었던 폭주 노인이나 성질이 고약한 노인으로 변해가는 게 그런 예시다. 노후의 예절을 다시 돌아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넷째, 자산 축적에서 자산 소진으로의 상태 변화. 자산 축적 기간에는 근로소득을 수단으로 자산 축적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자산 소진 기간은 인생의 오전에 축적한 자산을 수단으로 안정적인 은퇴소득을 만드는 게 목표다. 김 고문은 “의외로 일찍 죽어 돈도 못 써볼 수 있고, 오래 살아서 보유한 돈이 바닥날 수도 있다”며 “인생의 오후에는 자산 관리 위험을 줄이면서 안정된 소득을 만들어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고문은 성숙해지는 삶이 중요하다며 인생 오후의 40년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기를 권했다.

“삶의 목표, 역할, 규범, 자산관리 네 범주로 나누고 각각을 인생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서 8개의 빈칸을 채워봅시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생각나는 대로 써 보고 점차 살을 붙여서 구체적으로 만들면 됩니다. 예를 들어 규범에는 ▲화 안 내기 ▲끝까지 듣고 말하기 ▲경어 사용하기 ▲필기(筆記)하기 ▲향수 뿌리기 등이 될 수 있습니다. 좋은 변화를 위한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