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만 전 대통령과 김구 선생. 사진=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월간조선

초등학교 교과서에 이승만 초대 대통령 관련 내용이 대부분 부정적으로 서술돼 있다고 조선일보가 31일 보도했다. 신문은 올해부터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이 처음 공부하는 검정 사회 교과서 11종 모두를 조사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 대해 ‘독재’ ‘부정 선거’ ‘무력 진압’ 등 부정적 측면을 부각해 서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교 한국사 검정 교과서들도 이 전 대통령의 공(功)보다 과(過)에 초점을 맞춰 기술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6·25전쟁 직후 이승만 대통령 주도로 결실을 맺은 ‘한미상호 방위조약(한미동맹)’을 제대로 소개한 교과서는 하나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무은 “교육계에서 학생들이 건국 대통령의 업적은 모르고 부정적 내용만 배운다면 대한민국 정통성을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앞서 초등학교 5·6학년 사회 교과서는 ‘국정 교과서’ 형식으로 발행해왔다. 올해부터는 검정으로 전환됐다. 이에 조선일보가 초등학생용 검정 사회 교과서 11종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교과서 대부분이 ‘독립운동가로서의 이승만’ 내용을 적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남북 분단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기술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과서만 보면 초등학교 학생들이 이승만 대통령을 ‘분단 원흉’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조선일보는 보도했다. 신문은 “6학년 1학기 사회 교과서는 ‘민주주의 발전’을 다루는데 이 전 대통령 관련 내용은 3·15 부정 선거를 통해 ‘독재 정치’를 한 것으로만 채워져 있다”고 지적했다.

1953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통해 대한민국은 6·25전쟁 이후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에 대응하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최고의 경제 성장을 달성했다. 그런데도 이를 부정적으로 서술한 경우도 없지 않았다. ‘미래엔’이 발행한 교과서에는 ‘전쟁이 끝난 후 체결된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군은 한국에 계속 주둔하게 되었다. 그 결과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한층 강화되었다’는 식으로 기술됐다.

보도에 따르면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전 세계 최빈국 대통령으로서 세계 최강국 미국과 상호방위조약 체결에 성공한 덕분에 우리가 튼튼한 안보를 보장받게 됐고, 경제도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 업적은 교과서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독재자’ ‘친일파 청산 반대 했다’는 부분만 가르치면 아이들이 균형 잡힌 역사관을 가질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강규형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도 “이승만 대통령은 독립운동에 큰 역할을 했고 남북통일을 염원했는데도 교과서 내용대로라면 나라를 분단시킨 친일파가 돼 버린다”고 했다. 그는 “건국 대통령을 폄훼, 왜곡한 교과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