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1년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크는 북한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독재자 김일성을 만났다. 사진=동영상 캡처

◇ 중국의 인구학적 고민과 3자녀 정책

중국 정부는 최근 3자녀 출산을 허용했다. 한 자녀 정책 폐기가 출산율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부담 증가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다.

그러나 지금 중국의 저출산은 여러 자녀 출산을 허용하는 제도의 부족 때문이 아니다. 구직의 어려움과 높은 집값, 교육비 부담 등의 현실적 난제에 대한 젊은이들과 부부들의 실질적 고충 때문이다. 또한 미중 패권경쟁과 팬더믹 등으로 인한 성장 동력 감소는 향후 출산율 향상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어려운 이유이다.

이와 별도로 3자녀 허용 제안은 사안의 핵심을 놓친 측면이 강하다. 국가가 개인과 가정의 면면을 규제하고 간섭하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 말이다. 실제로 현재 중국이 겪고 있는 인구학적 고민의 근원은 오랜 기간 강력하게 실시된 한자녀 정책 때문이다. 국가의 인위적 인구 조절로 야기된 문제를 인위적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은, 성찰이 누락된 채 스스로의 판단과 실천을 무한 신뢰하는 국가의 일면이다. 복잡다단한 개인의 형편과 심경을 무시하는 처사이기도 하다. 

◇ 차우세스크의 인구정책

중국의 3자녀 허용은 루마니아의 차우세스크를 떠오르게 한다. 그는 인구 증가가 국력 향상의 기반이라고 생각하며 4자녀 정책을 펼쳤다. 한 가정 당 4명 아이를 낳으라는 지침 하에 피임과 낙태가 전면 금지됐다. 또한 아이를 많이 출산한 가정은 상을 받았고, 충족하지 못한 부부는 고율의 세금을 내야했다. 당시 월경 경찰은 출산율 증가라는 절대 목표 달성을 위해 여성의 몸과 가정의 삶 깊이 공권력을 투사했다. 그러나 각자의 사정과 사회 인프라에 대한 고려를 배제한 정책은 수많은 부작용을 야기했다. 불법 낙태 시술로 인한 사고와 영아 사망률이 급증했고, 차우세스크의 아이들이라고 불렸던 버려진 아이들의 삶은 고달팠다.

그의 주택 정책과 경제 정책도 같은 맥락이다. 차우세스크의 1가구 1주택 정책은 루마니아의 주택 보급률을 제고했으나 주택 건설과 매매 시장을 망가뜨렸고, 루마니아인들은 배정받은 작고 곧 낡아버린 주택을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한 수입 금지와 수출 장려 정책은 암시장의 활성화와 국내 자원의 고갈, 이후 시장의 왜곡과 전반적 빈곤으로 이어졌다. 단순한 목표 설정과 강력한 집행이라는 차우세스크의 정책은 인간에 대한 몰이해 그리고 전문성 결여라는 사회주의 유토피아 건설의 특징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 차우세스크와 북한

이와 같이 용감무쌍한 정책 구사의 기반은 '우상'화 된 독재자 본인으로, 각별한 우정을 쌓으며 그에게 영감을 주었던 사람은 북한의 김일성이었다. 두 남자는 스탈린 사후의 소련과 사상적·정치적 거리를 두며 자신을 정점으로 하는 철권 통치 체제를 이루고자 했고, 우상화는 독재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가장 효과적 전략이었다. 두 지도자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인해, 곳곳에 그들의 초상화와 동상이 설치된 국가의 삶은 날로 피폐해졌다. 

1989년 크리스마스, 차우세스크는 자신에게 설마 어떻게 할까 싶었던 군중으로부터의 도망길에서 체포된 후 재판을 거쳐 총살당했다. 22년 간의 독재의 종료였으며, 시민들은 서점으로 뛰어가서 차우세스크 관련 책들을 찢어버렸다.  

이것을 목도했던 북한은 국가의 빗장을 더욱 닫아걸었다. 소련 해체와 동구권의 민주화 열기 속에서 북한 독재체제의 활로는 사실상 없어 보였다. 그러나 애초 자립이 불가하고 이제는 소련의 지원을 받을 수 없었던 북한에게는, 동유럽 국가들에게 없었던 무엇이 있었다. 바로 대한민국이다. 이때 평화를 제시하는 북한에게 대한민국은 햇빛정책으로 화답했고, 북한은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은 외면하며 핵미사일을 개발했다. 그것도 유례없는 세습 체제를 이어가며 말이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이, 수십명의 문학가들이 김일성과 김정일을 '신'의 레벨로 격상시킨 '세기와 더불어'이다. 

차우세스크의 인구정책에 대한 황당한 마음과, 아직 현재진행형인 북한 우상화 교본 출간이 공존하는 현실이 상당히 모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