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謄 寫

*베낄 등(言-17, 2급) 

*베낄 사(宀-15, 5급)

‘원본을 등사하는 작업으로 밤을 새웠다’의 ‘등사’의 뜻이 가물가물하는 것은 한자어 속뜻 인지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謄寫’라 써서 속에 담긴 뜻을 찾아내 보자. 

謄자는 말을 글로 ‘옮겨 쓰다’(make a copy of; transcribe)는 뜻을 위해서 고안된 것이었으니 ‘말씀 언’(言)이 의미 요소로 쓰였다. 그 나머지가 발음 요소로 쓰인 것임은 騰(오를 등)도 마찬가지다. 후에 ‘베끼다’(copy; transcribe)는 뜻으로 확대 사용됐다. 

寫자는 ‘집 면’(宀)이 부수이자 의미 요소다. 舃(까치 작)은 발음 요소였는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음이 크게 달라졌다. ‘(물건을 집안으로) 옮겨놓다’(move to)가 본뜻이다. 후에 ‘글로 적다’(write), ‘베끼다’(copy; transcribe), '그리다’(draw)는 뜻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謄寫는 ‘원본에서 베껴[謄=寫] 옮김’을 이른다. 남조(南朝) 때 주흥사(周興嗣)가 쓴 ‘천자문’에 있는 이런 구절도 새겨두자.

“참됨을 지키면 의지가 가득차고, 

 사물 좇다 보면 의지가 물러진다.”

 守眞志滿, 逐物意移 - ‘千字文’.

▶[첨언] 

  한글 전용 표기는

  발음 정보를 주는 장점이 있지만 

  의미 정보를 숨기는 短點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