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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8)
淨 潔
* 깨끗할 정(水-11, 3급)
* 깨끗할 결(水-15, 4급)
‘정결하고 쾌적한 환경/정결한 거처/정결한 집안 분위기’의 ‘정결’이란 우리말 한자어는 수박 같아서 겉으로는 알 수 없으니, 먼저 ‘淨潔’이라 쓴 다음에 하나하나 속속들이 풀이해 보자.
淨자는 물이 ‘깨끗하다’(clear)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물 수’(水)가 의미 요소로 쓰였다. 爭(다툴 쟁)이 발음 요소였음은 靜(고요할 정)도 마찬가지다.
潔자는 ‘깨끗한 물’(clean water)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물 수’(水)가 의미 요소로 쓰였다. 絜(헤아릴 혈)이 발음 요소임은 𥢪(볏집 결)도 마찬가지다. 후에 일반적인 의미의 ‘깨끗하다’(clean)는 뜻으로 확대 사용됐다.
淨潔(정:결)은 ‘매우 깨끗함[淨=潔]’을 이르는 동의중복(同義重複) 어휘이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알아두면 참으로 좋을 것 같은 명언을 소개해 본다.
“나라 정치가 반듯하면
천하의 인심이 순종하게 되고,
나라 관리가 깨끗하면
백성이 절로 편안하게 된다.”
國正天心順 국정천심순
官淸民自安 관청민자안
- 馮夢龍 ‘警世通言’
(1269)
淑 女
* 맑을 숙(水-11, 3급)
* 여자 녀(女-3, 8급)
“서희가 이젠 어엿한 숙녀가 됐다”의 ‘淑女’에 대하여 풀이해달라는 요청에 부응해 본다.
淑자는 물이 ‘맑다’(clear)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물 수’(水)가 의미 요소로 쓰였다. 叔(아재비 숙)은 발음 요소이니 뜻과는 무관하다. ‘(마음이) 맑다’(pure) ‘착하다’(honest)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女자의 가로획은 ‘한 일’(一)자가 아니라 육체의 선 가운데, 머리끝에서 발끝까지를 선으로 나타낸 것이었다. 즉, 다리를 모으고 꿇어앉아 있는 것을 그린 세로의 곡선이었다. 秦漢(진한) 시대 이후로 쓰기 편리함을 위하여 가로의 직선으로 변화됨에 따라 원형과 크게 달라졌다.
淑女는 ‘교양과 품격을 갖춘 정숙(貞淑)한 여자(女子)’가 속뜻이기에 ‘성년이 된 여자를 아름답게 이르는 말’로 애용된다. 코흘리개 딸아이가 어엿한 숙녀가 된 것을 보는 부부의 심정은 어떨까? 문득 이런 중국 속담이 떠오른다.
“부부는 나무요,
자녀는 꽃이다.”
夫婦是樹 부부시수
兒女是花 아녀시화
(1270)
消 滅
* 사라질 소(水-10, 6급)
* 없어질 멸(水-13, 3급)
‘죽음에서 생성은 시작되는 것이고, 생성은 소멸 속에서 일어난다’의 ‘소멸’이란 한자어는 수박 같아서 겉으로는 알 수 없다. ‘消滅’이라 바꾸어 쓴 다음에 속을 파보자. 참고로, 한자어 속뜻 알면 ‘불수능’이 ‘물수능’된다.
消자는 ‘(물이 말라) 없어지다’(dry up)는 뜻을 적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니, ‘물 수’(水)가 의미 요소로 쓰였고, 肖(닮을 초)가 발음 요소임은 逍(거닐 소)도 마찬가지다. ‘닳다’(wear out) ‘사라지다’(disappear) 등으로도 쓰인다.
滅자는 물이 ‘다하다’(be exhausted; run out)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물 수’(水)가 의미 요소로 쓰였다. 오른쪽의 것이 발음 요소임은 搣(비빌 멸)도 마찬가지다. 후에 ‘꺼지다’(vanish) ‘없어지다’(die out) 등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消滅은 ‘사라져[消] 없어짐[滅]’을 이른다. 길이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자면 무엇을 버려야 할까? 답은 ‘사심’(私心). 참고로 ‘상서’에 이런 명언이 나온다.
“공적인 것으로 사심을 없애면,
백성들이 진심으로 귀의한다.”
以公滅私 이공멸사
民其允懷 민기윤회
- ‘尙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