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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1)
利 益
* 이로울 리(刀-7, 6급)
* 더할 익(皿-10, 4급)
경제학적으로 ‘기업의 결산 결과 모든 경비를 빼고 남은 순소득’이라 정의하는 ‘이익’이란 우리말 한자어는 겉음이 아니라 속뜻을 알아야 한다. 오늘은 ‘利益’이란 두 글자의 속을 쪼개보자.
利자는 벼[禾]를 벨 수 있을 만큼 칼[刀=刂]이 ‘날카롭다’(sharp-edged)가 본래 의미인데, ‘이롭다’(profitable) ‘쓸모’(usefulness) ‘순조롭다’(smooth) 등으로도 쓰인다.
益자는 그릇[皿]에 물[水]이 철철 흘러 넘치는 모양으로 ‘넘치다’(overflow)가 본래 의미였다. 후에 ‘더하다’(grow severe) ‘도움이 되다’(beneficial) ‘더욱’(more) 등으로도 쓰이게 되자, 본뜻은 溢(넘칠 일)자를 만들어 나타냈다.
利益(이:익)은 ‘이롭고[利] 보탬[益]이 됨’이 속뜻인데, 주로 ‘물질적으로 보탬이 되는 것’을 말한다. 큰 인물이 되고 싶거나, 큰 기업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로운 명언을 소개해 본다. 소동파의 부친이 당시 황제에게 이르길,
“이로움이 있는 곳으로
천하가 쏠립니다.”
利之所在 이지소재
天下趨之 천하추지
- 蘇洵
(1272)
德 澤
* 베풀 덕(彳-15, 5급)
* 은덕 택(水-16, 3급)
‘그는 아내의 정성 어린 간호 덕택에 병세가 호전되었다’의 ‘덕택’은 읽기는 쉽지만 뜻을 알기는 힘들다. 무슨 뜻인지를 알자면 한자로 쓴 ‘德澤’이란 두 글자의 속을 쪼개봐야 한다. 한자에는 힌트가 되는 속뜻이 숨겨져 있으니까.
德자가 최초에는 ‘길 척’(彳)과 ‘곧을 직’(直)이 합쳐진 것으로 ‘한눈팔지 않고 길을 똑바로 잘 가다’(go straight without looking aside)는 뜻을 나타냈다. 후에 ‘마음 심’(心)이 덧붙여진 것은 ‘도덕심’(a moral sense)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도덕’(morals) ‘덕을 베풀다’(bestow) 등으로도 쓰인다. 悳은 德의 고문(古文)이다.
澤자는 물 표면에 빛이 반사된 것, 즉 ‘광택’(光澤 shine)이란 뜻이니 ‘물 수’(水⇒氵)가 의미 요소로 쓰였고, 그 나머지가 발음 요소임은 擇(가릴 택)도 마찬가지다. ‘덕택’(favor)이나 ‘은덕’(a benefit)이란 뜻으로도 쓰인다.
德澤은 ‘은덕[澤]을 베풂[德]’이 속뜻이기에 ‘남에게 끼친 또는 받은 혜택’을 이르기도 한다. 은덕을 베푸는 것은 더없이 좋다. 그러나 힘을 믿고 경거망동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러다가 쇠고랑을 차는 사람들을 보면, 문득 이런 옛말이 떠오른다.
“덕을 믿는 자는 창성하고,
힘을 믿는 자는 패망한다.”
恃德者昌 시덕자창
恃力者亡 시력자망
- ‘史記’ 商君列傳
(1273)
對 照
* 대할 대(寸-14, 6급)
* 비칠 조(火-13, 3급)
‘술에 젖은 붉은 입술이 눈 가장자리에 뒤덮인 어두운 그늘과 이상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의 ‘대조’는? ➊帶造, ➋待詔, ➌大祖, ➍對照. 오늘은 답이 되는 ➍번 ‘對照’를 속속들이 풀이해본다.
對자의 寸(촌)은 ‘잡다’는 의미로 쓰인 것이고, 그 앞의 것은 信標(신:표)로 쓰이던 符節(부절)을 본뜬 것이라 한다. 사신이 부절을 들고서 누구를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이었다. ‘대하다’(meet) ‘상대방’(the other side) 등을 뜻한다.
照자는 해[日]나 불[火]같이 ‘밝다’(bright)가 본래 의미였다. ‘불 화’(火)와 ‘해 일’(日)이 모두 의미 요소다. 召(부를 소)가 발음 요소임은 詔(고할 조)도 마찬가지다. 火(불 화)와 昭(밝을 소)의 조합으로 볼 수도 있다. 후에 ‘비치다’(shine) ‘비추다’(illuminate) ‘빛’(light)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對照(대:조)는 ‘둘 이상의 대상을 맞대어[對] 견주어 봄[照]’이 속뜻이고, ‘서로 반대되거나 상대적으로 대비됨’ 또는 그러한 대비를 이르기도 한다. 아무튼, 인생은 즐겁게 사는 사람의 차지이다. 일찍이 조조(155-220)는 ‘단가행’(短歌行)이란 시의 첫 구절에서 이렇게 노래하였다.
“술잔을 맞잡고 노래하거니,
우리네 인생이 얼마나 되랴!”
對酒當歌 대주당가
人生幾何 인생기하
- 曹操 ‘短歌行’
(1274)
熟 考
* 익을 숙(火-15, 3급)
* 생각할 고(老-6, 5급)
‘여러 날의 숙고 끝에 최선의 해결책을 얻었다’의 ‘숙고’란 한자어가 무슨 뜻인지 알자면 ‘熟考’의 속을 잘 뜯어봐야 한다. 표음문자로 써놓은 것으로는 뜻을 찾아낼 수 없다.
熟자의 본래 글자는 孰(숙)이다. 孰자가 본래는 제사 음식을 익혀서 두 손을 바쳐 들고[丮, 잡을 극→丸, 알 환] 사당[享]에 올리는 모습이었다. 후에 음식물을 ‘익히다’(boil)는 본래 뜻을 더욱 명확하게 나타내기 위해서 ‘불 화’(火)를 첨가했다. ‘익다’(ripen) ‘무르익다’(mellow) 등으로도 쓰인다.
考자는 긴 머리의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서 있는 모습을 그린 老자의 생략형에 발음 요소가 첨가된 것이다. 원래는 ‘오래 살다’(live long)가 본뜻이었는데, ‘곰곰이 생각하다’(think over) ‘시험하다’(test)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熟考는 ‘곰곰이[熟] 생각함[考]’, 또는 그런 생각을 이른다. 일이나 말은 사전에 숙고하는 것이 으뜸이다. 저지르거나 내뱉어 놓고 후회해봤자 헛일이다. 옛 선현 가라사대,
“일에 대해서는 그 효과를
미리 고찰해 보아야 하고,
말에 대해서는 그 쓰임을
미리 고려해 보아야 한다.”
事考功 사고공
言考用 언고용
- 荀悅(148-209)
(1275)
今 番
* 이제 금(人-4, 6급)
* 차례 번(田-12, 6급)
‘그는 금번에도 똑같은 대학을 지원하였다’의 ‘금번’은 읽기는 쉬워도 뜻을 알기는 불가능하다. ‘今番’이라 옮겨 적은 다음에 비로소 뜻을 찾아낼 수 있다.
今자는 부수가 ‘사람 인’(人)이지만, 이것이 의미 요소는 아니다. 갑골문의 자형은 ‘A’자와 비슷했는데, 이 자형에 대한 풀이에 관해서는 정설이 없다. 획수가 적으니 그냥 외워 두는 것이 상책이겠다. ‘이제’(now) ‘지금’(this time) ‘현재’(the present time) ‘오늘’(today)등의 의미로 쓰인다.
番자는 ‘밭 전’(田)과 ‘분별할 변’(釆)이 합쳐진 것으로 ‘(밭에 남긴 짐승의) 발자국’(a footprint)이 본래 의미였는데, ‘차례’(order) ‘번갈아’(by turns) 같은 의미로 확대 사용되는 예가 많아지자, 본뜻은 蹯(짐승 발바닥 번)자를 만들어 나타냈다.
今番은 ‘이번[今] 차례[番]’, ‘이번’을 이른다. 다음보다는 이번에, 내일보다는 오늘에 충실해야 비로소 희망의 싹이 자랄 수 있다. 옛말에 이르길,
“오늘 일을 하지 아니하면,
내일에는 재물을 잃게 된다.”
今日不爲 금일불위
明日亡貨 명일망화
- 管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