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7)   

世 界

* 인간 세(一-5, 5급) 

* 지경 계(田-9, 6급)

‘꼬마는 항상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고 꿈꾼다’의 ‘세계’에 대한 의미 정보가 담겨 있는 ‘世界’란 두 글자를 야금야금 뜯어보자.

世자는 십(十)을 세 개 합친 것이었다. 참고로, ‘20’은 ‘卄’(입), ‘30’은 ‘卅’(삽), ‘40’은 ‘卌’(십)이라 하였는데 지금은 별로 쓰이지 않는다. 世자는 바로 ‘卅’의 변형이니 ‘30’(thirty)이 본래 의미인데, ‘세대’(a generation) ‘사람’(a human being) ‘평생’(lifetime)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界자는 ‘밭 전’(田)과 介(끼일 개)가 합쳐진 것으로, ‘(밭과 밭 사이의) 경계’(a boundary)를 뜻하며, ‘한계’(limits) ‘범위’(an extent) ‘사회’(society)를 나타내기도 한다. 

世界(세:계)는 ‘세상(世上)의 모든 지역[界]’이 속뜻이고, ‘지구상의 모든 나라’, ‘특정 사회나 영역’ 등을 이른다. 인간 세계보다 신선 세계가 좋다 한들 실제로 가고 싶은 사람은 없을 듯. 중국 동진 시대 전원파 대표 시인 도연명(365-427)이 지은 불후의 명작 ‘귀거래사’(歸去來辭)에 이런 구절이 있다. 

“부귀는 내 바랄 바 아니고, 

신선 세계는 내 기다릴 바 아니어라!”

富貴非吾願 부귀비오원

帝鄕不可期 제향불가기

- 陶淵明

(1308)    

畵 家

* 그림 화(田-13, 6급) 

* 사람 가(宀-10, 7급)

‘그는 시인과 화가를 겸한 사람이었다’의 ‘화가’를 보자마자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그 뜻이 떠오르자면 머릿속에 먼저 ‘畵家’가 떠올라야 하므로 그 두 글자를 차분하게 뜯어보자.

畵자는 손으로 붓을 잡고 있는 모습인 聿(붓 율)자에 田(밭 전)과 凵(입벌릴 감)이 합쳐진 것이다. 이 경우의 田과 凵은 ‘밭’이나 ‘입벌리다’는 뜻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그려 놓은 모양을 나타낸 것일 따름이다. 畫는 이것의 속자다. ‘그림’(a picture) ‘그리다’(picture)라는 뜻으로 쓰인다.

家자는 ‘가정’(family)을 뜻하기 위해서 고안된 글자인데, ‘집 면’(宀)과 ‘돼지 시’(豕)가 조합되어 있다. 집집마다 돼지를 기르던 옛날 또는 농촌 풍습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사람’(person)을 뜻하기도 한다. 

畵家(화:가)는 ‘그림[畵] 그리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家]’을 이른다. 중국 당나라 때 사람이 쓴 ‘역대명화기’에 전하는 말을 옮겨본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대개 글씨도 잘 쓴다.”

工畵者多善書 

공화자다선서

- 張彦遠의 ‘歷代名畵記’

(1309)    

溫 室

* 따뜻할 온(水-13, 6급) 

* 방 실(宀-9, 8급)

‘꽃은 온실에 가면 사철 피어 있고....’의 ‘온실’은 겉음만 적어 놓은 것이다. 속뜻을 알자면 ‘溫室’이라 바꾸어 쓴 다음에 하나하나 잘 분석해 보아야 한다. 한글 문장은 읽기 정보만 있고, 의미 정보는 숨겨져 있다. 의미 정보를 알아내자면 반드시 한자를 알아야 한다. 

溫자는 중국 貴州省(귀주성)에 있는 강 이름을 지칭하는 것이었다. ‘어진 마음’(a gentle heart) ‘따스한’(warm)이란 뜻은 본래 ‘昷’(어질 온)자로 나타냈다. 죄수[囚→日]에게 따뜻한 밥이 담긴 그릇[皿․명]을 주는 모습에서 유래된 이 글자는 오래 살지 못하고 일찍 사라지고 말았다. 후에 ‘昷’자의 그러한 의미들은 ‘溫’자가 대신하게 됐다. 

室자는 ‘집 면’(宀)과 ‘이를 지’(至), 두 가지 의미 요소가 조합된 것이다. 바깥에 있다가 집에 이르면(도착하면) 반드시 들어가기 마련인 곳이 ‘방’(a room)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溫室은 ‘난방 장치를 한 따뜻한[溫] 방[室] 같은 곳’을 이른다. 따뜻한 집에서 편안하게 잘 산다고 다는 아니다. 일찍이 맹자 가라사대,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입으며 

편안하게 살아도 

가르치지 않으면

짐승같이 됩니다.”

飽食暖衣 포식난의

逸居而無敎 일거이무교

則近於禽獸 즉근어금수 

- 孟子

(1310)    

社 會

* 단체 사(示-8, 6급) 

* 모일 회(曰-13, 6급)

‘사회’를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모든 형태의 인간 집단’이라 정의하는 이유를 알자면 ‘社會’의 속뜻을 찾아내야 한다. 한자어 속뜻을 알면 사전적 정의가 쉽게 이해된다.

社자는 ‘토지 신에 대한 제사’를 나타내기 위해서 고안된 글자이니 ‘제사 시’(示)와 ‘흙 토’(土) 둘 다가 의미 요소로 쓰였다. 그 제사에는 동네 사람들이 다 모였다. 그래서 ‘모임’(a gathering)이나 ‘단체’(a party) 등으로도 쓰인다.

會자의 제3획까지는 그릇의 뚜껑을, 가운데 부분은 그릇에 담긴 물건을, ‘曰’은 그릇 모양을 본뜬 것이었는데, 모양이 크게 달라졌다. 즉, 그릇에 뚜껑이 합쳐진 것으로써 ‘합치다’(join together)는 뜻을 나타냈다. 후에 ‘모으다’(combine), ‘모이다’(come together)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社會(사:회)는 ‘같은 무리가 집단[社]을 이루어 모임[會]’이 속뜻이기에 국어사전에서 위와 같이 정의하기도 한다. 여러 사람에게 폐를 끼치거나 의리를 저버린 사람이 끝내 잘되는 사례는 없었다. 오늘은 ‘후한서’ 두융전에 나오는 명언을 찾아내어 소개해 본다.

“지혜로운 이는 

큰일을 도모하려고 

대중이 위태로운 일은 하지 아니하고,

어진 이는 

자기 공을 세우려고 

의리를 저버리는 일은 하지 아니한다.”

智者不危衆以擧事,

지자불위중이거사 

仁者不違義以要功.

인자불위의이요공

- ‘後漢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