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채널 캡처

각종 공개발언과 종잡을 수 없는 트윗 등으로 가상화폐 시장에 혼란을 가져온다는 지적을 받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임자’를 만났다. 국제 해커 단체인 ‘어나니머스(Anonymous)’가 그를 저격한 것. 외신 등에 따르면 어나니머스는 지난 5일(현지 시각) 유튜브에 ‘머스크에게 보내는 어나니머스 메시지’라는 영상을 게재, 머스크의 경솔한 언행과 기행(奇行)에 가까운 트윗에 대해 집중 비판했다.

어나니머스는 해당 영상에서 “당신이 가상화폐 시장에서 하는 놀이 때문에 여러 삶이 파괴돼 왔다. 수백만 명의 소매 투자자들은 삶을 개선하고자 가상화폐에서 얻는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라며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산물인) 에메랄드 광산에서 훔친 자산 속에서 태어난 당신은 이를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세계 노동계층의 대다수가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감도 없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엔지니어 출신의 머스크 부친(父親)은 남아공에 에메랄드 광산을 소유한 바 있다.

어나니머스는 “물론, 투자자들은 투자의 위험을 스스로 받아들여야 하며 가상화폐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은 모두가 안다. 그러나 이번 주 당신(머스크)의 트윗들은 일반적인 노동자에 대한 경시를 명확히 드러냈다”며 “당신이 공공장소에서 떼를 쓰는 통에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꿈을 청산했지만, 그 동안 당신은 수백만 달러 저택에서 밈(meme)으로 이들을 조롱했다. 당신은 이 안에서 당신이 제일 똑똑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번엔 임자를 만났다, 기대하라”라고 경고했다.

7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3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비트코인’이란 문구와 함께 깨진 하트 모양의 이모지를 올린 데 이어, 다음날엔 음란 사이트에서 쓰이는 가상화폐를 암시하는 트윗을 올렸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과 헤어지는 듯한 뉘앙스의 트윗을 올리고, 다음 날 음란물 거래 등에 주로 쓰이는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화폐)을 홍보하는 글을 올린 것이다. 

머스크가 가볍게 올리는 트윗에 가상 화폐 가격이 요동치자 투자자의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머스크가 비트코인 ‘이별’ 트윗을 올리고 나서 비트코인은 약 4.4% 떨어졌다. 또 다음 날 음란물 거래 가상화폐를 지지하자, 연관된 가상화폐인 ‘컴로켓’은 352% 급등하기도 했다. 이 가상화폐 운영진이 트위터에 ‘고마워, 일론’이라고 감사를 표할 정도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장펑차오 CEO는 머스크의 트윗에 대해 “다른 사람의 재정에 손실을 끼치는 트윗은 웃기지도 않고 무책임할 뿐”이라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