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1일 대한상공회의소 경제紙 '대한상의 브리프'는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연구센터장의 '이미 다가온 메가 트렌드 구독경제를 구독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구독경제의 개념과 동향, 기업과 정부의 대응전략 등에 대해 소개했다.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는 소비자가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말한다. 소비자는 매장을 방문해 물건을 구매하고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구독을 통해 사용한 만큼 지불할 수 있고, 기업은 구독료의 형태로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할 수 있다.
구독경제는 식품과 생활용품, 콘텐츠의 영역을 넘어 자동차, 항공 부문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유형에는 ▲무제한 이용형 ▲정기배송형 ▲렌탈형 세 가지 모델이 있다. 무제한 이용형은 월정액을 내고 보고 싶은 영화를 무제한으로 보는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와 같은 OTT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매월 일정액을 내고 사용하는 이동통신도 여기에 속한다.
정기배송형은 금액을 지불하고 제품을 정기적으로 배송받는 모델이다. 일정한 주기로 신문, 식품, 생필품 등을 배송받는 서비스가 이 모델에 속한다. 렌탈형은 일정한 기간 제품을 빌려서 사용하는 것으로, 주로 정수기·공기청정기·생필품 등의 대여 서비스가 활발하다.
구독경제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미국 구독경제 솔루션 기업 주오라(Zuora)에 따르면 구독경제 기업의 매출은 2012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연평균 18.2% 증가했다. 이는 S&P500 기업의 연평균 매출 증가율보다 5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 기간 동안 구독경제 기업들의 신규 가입자 순증가율은 연평균 15.4%를 기록했다.

'MAGA'라고 불리는 글로벌 시가총액 1~4위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애플(Apple), 구글(Google), 아마존(Amazon)도 구독경제 기업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워드, 엑셀 등이 포함된 업무용 소프트웨어 MS 오피스를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구독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구글은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은 프라임 멤버십으로 구독 회원들에게 빠른 배송과 특별 할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의 컨설팅 기업 가트너(Gartner)는 2023년에는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75%가량이 구독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호겸 센터장은 글에서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보면 구독경제의 확산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기업들은 변화의 방향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적절한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함으로써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기업들이 구독경제의 확산을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인프라와 지원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구독경제 사업 범위가 확대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금과 인력, 인프라 등 기업지원 정책도 다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