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조선펍》과 만난 서재영 NH투자증권 상무는 신간 《AI 퍼스트》에서 “AI는 이제 우리 일상이 됐다. 다양한 AI 혁신기업들은 어떻게 AI 기술을 적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그로 인해 어떻게 생활을 한층 더 편리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현실적으로 AI가 사용되는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진=조선펍

‘투자의 고수(高手)’ ‘백발백중 증권가의 명궁(名弓)’ ‘돈의 흐름을 직감(直感)하는 천재’... 모두 서재영 NH투자증권 상무를 수식하는 찬사(讚辭)들이다. 서 상무는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에서 금융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금융 전문가이자 성장주 투자의 국내 최고 권위자다.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 메를린치증권 최우수 PB(프라이빗 뱅커), 뱅크오브아메리카 최우수 PB를 거쳐 현재 NH투자증권 마스터 PB로 재직하고 있다.

이처럼 오로지 발품과 실적만으로 업계에서 정평이 난 그를 수식하는 단어들은 실로 다양하다. 찬미(讚美)하는 말들만큼이나 그를 찾아오는 고객들도 굵직굵직하다. 경제 뉴스에 매일같이 오르내리며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거물급(巨物級) 재계(財界) 인사부터 굴지의 기업가(企業家)들, 천문학적(天文學的)인 자금을 운용하는 베일에 가려진 고액(高額) 자산가들까지. 모두가 그의 특별하고 정치(精緻)하며 수익이 확실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기 위해 때가 되면 버선발로 달려 나와 회사 문을 급히 두드린다. 

巨物들의 자산을 ‘수십 배’로 불리다

서 상무가 무려 ‘수십 배’의 수익으로 거물들의 신뢰에 보답하며 감동하게 하는 투자 전략은 하나다. 이미 거대하게 완성된, 다시 말해 성장이 정체된 산업과 기업이 아닌 ‘새로운 비전’을 품은 ‘블루오션’의 성장 잠재력과 가능성을 개척·진단·제시하는 것이다. 그것은 미래 기술의 진보에 대한 그만의 동물적 감각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그는 단순한 증권가의 자산관리사가 아닌,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또 한 명의 혁신가(革新家)다.

수많은 고객을 유치하고,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며, 독보적인 네임밸류를 구축하는 임원에 대한 회사의 신임도 무척이나 각별하다. 서 상무는 이미 수년 전에 ‘샐러리맨의 신화’로 칭송받는, ‘연봉킹(King)’ ‘연봉왕(王)’이라는 놀라운 수식어를 얻었다. 보수로만 1년에 12억 원, 한 달에 1억 원을 버는 사람이다. 오직 실력으로 등극(登極)한 업계의 용상(龍床)이요, 증권가의 옥좌(玉座)였다. 알만한 증권회사의 베테랑 실력파 직원들도 그의 명성을 좇아 따라올 정도다. 존재감만으로 업계 전체에 ‘이직 돌풍’을 불러일으키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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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영 상무는 신간 《AI 퍼스트》에서 국내외 AI 최강(最强) 기업 150여 개의 포트폴리오를 집중 분석했다. 그간 미래 사회나 산업 측면에서 “AI가 중요하다”는 식의 관념적인 담론서(談論書)들은 많이 출간됐지만, AI 유망 기업들의 성장지표를 망라한 책은 본서(本書)가 유일하다. 사진=본인 제공

사람을 만나고, 현장으로 달려가는 PB

서 상무는 ‘받는 만큼’이 아니라, ‘받는 것 이상’의 일을 한다. 기업 가치와 수익률을 판단하는 그의 감각은 CEO들보다 빠르고 시대의 흐름을 앞서간다. 당연히 잠잘 시간도 쪼개가며 바쁘게 뛰어다닐 수밖에 없다. 쉴 틈이 없다. 유망한 투자처를 고르는 그의 비법은 ‘사람’과 ‘현장’에 있다. 새벽 5시면 일어나 운동 후 출근, 하루가 멀다고 기업 현장을 찾아간다. 실적 도표와 공개 자료만 분석하는 ‘책상물림’식 투자 기획을 극력(極力) 배격하고, 주요 기업 탐방·답사와 CEO에 대한 ‘돌격 인터뷰’로써 ‘살아있는 정보’를 캐낸다. 그의 맹렬한 취재정신은 사회부 경찰기자의 민첩함과 금광(金鑛)을 섭렵하는 광부의 육감(肉感)보다 치열하다.

저술(著述) 활동도 왕성하다. 2019년 SNS·플랫폼(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줌으로써 성장하는 4차산업혁명의 선봉기업들) 유망 기업을 분석한 《한국의 SNS 부자들》을 펴냈다. 그가 이 책에서 거론한 ‘와디즈’ ‘에이블리’ ‘밀리의 서재’ 등은 2년 만에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일찌감치 기업 가치의 미래를 예측한 셈이다. 그랬던 그가 다시금 과감한 ‘천기누설(天機漏泄)’을 했다. 신간 《AI 퍼스트》에서 국내외 AI 최강(最强) 기업 150여 개의 포트폴리오를 집중 분석한 것이다. 그간 미래 사회나 산업 측면에서 “AI가 중요하다”는 식의 관념적인 담론서(談論書)들은 많이 출간됐지만, AI 유망 기업들의 성장지표를 망라한 책은 본서(本書)가 유일하다. 그는 “자산을 증식하고자 하는 투자자는 물론 업계 관계자,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책”이라고 했다. 

新刊 《AI 퍼스트》: 국내외 AI 最强 기업 150여 곳 ‘전격해부’

서 상무는 책에서 “AI는 이제 우리 일상이 됐다. 다양한 AI 혁신기업들은 어떻게 AI 기술을 적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그로 인해 어떻게 생활을 한층 더 편리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현실적으로 AI가 사용되는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하고자 한다”며 “AI는 이제 4차 산업을 이을 제5차 산업으로 불리고 있다. 인간에 의해 정의된 일만 할 수 있던 전통적인 소프트웨어에서 ‘멘털 파워’ 혁신으로 데이터를 통해 대화, 판단, 창작 등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생각됐던 새로운 역량을 스스로 도출하는 AI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하 책의 한 대목이다.

〈‘지금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정비할 시간’

국내 AI 기업은 현재 칩이나 소프트웨어 등에 AI 기술을 적용하거나 AI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 비즈니스에 주력하고 있다. AI가 미래 기업들을 선도할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찾은 AI 기업은 다음과 같다. AI 칩이나 툴 등을 개발하거나 빅데이터를 학습시킨 딥러닝을 활용해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 또는 AI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큰 기업이다.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나는 이런 기업을 AI 기업이라 정의하고자 한다.

앞으로 국내 AI 관련 기업들의 상장이 크게 활성화될 전망이다. 2019년 4개 기업, 2020년 4개 기업, 2021년(1월~5월) 4개 기업이 새롭게 상장됐다. 2021년 하반기 이후에도 이 여세를 몰아 신규 상장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상장 기업들 대부분 기술특례 상장이나 적자가 발생해도 상장이 가능한 테슬라 상장(이익 미실현 특례)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많다.

투자 측면에서도 AI 분야 관심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래 핵심 성장산업이자,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는 분야이기에 AI는 투자 포트폴리오에 필수로 편입시켜 놓아야 한다. 

AI 기업은 창업 후 단기간에 상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수십에서 수백 배 투자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 영상인식 인공지능 기업 알체라는 2016년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15억 원을 투자해 40배 이상의 평가 차익을 발생시켰다.〉

“AI는 투자 포트폴리오에 필수로 편입시켜 놓아야 한다” 

필봉(筆鋒)으로 위명(偉名)을 떨치는 메이저 언론사들도 만나기 어렵다는 그를 수차례의 설득 끝에 《조선펍》이 22일 단독 인터뷰했다. 짧게 올려친 헤어스타일에 군살 없이 구릿빛이 감도는 탄탄한 체격은 당당하고 강인한 의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투자 판도를 예지(叡智)하는 직관(直觀)만큼이나 화법도 거침이 없었다. 그는 “지금의 투자는 AI를 주목해야 하는 시대”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터뷰는 이날 오후 서울 파이낸스센터 26층 NH투자증권 PremierBlue 강북센터 응접실에서 2시간 동안 이어졌다.

- 동부증권, 메를린치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굵직한 증권사들을 거쳐 지금은 NH투자증권에서 ‘연봉킹’ 마스터PB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NH에서 본인 역량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은 듯합니다.

“그렇죠. 사실 PB계에서는 NH 강북지점이 ‘넘버원’입니다. 농협의 촌락적(村落的) 감성을 선진적인 이미지로 바꾸는 데 기여한 산실이죠. 제가 여기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다른 회사에서도 잘나가는 후배들이 많이 이직해오기도 합니다. (웃음)”

- 이제는 경지에 오르셔서 그런지, 그냥 PB도 아니고 ‘마스터PB’로 불립니다. 주요 업무가 무엇인가요.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을 어디에 투자할지 설계해주고, 어떤 상품에 투자하면 좋을지 조언해주는 비즈니스를 하죠. 한마디로 ‘돈을 버는 방법’을 일반 PB들보다 더욱 전문적으로 알려주는 직업입니다.”

- 고객은 주로 어떤 분들입니까.

“10억 이상 현금성 자산을 가진 분들 또는 회사 내부 기준을 충족하신 분들이죠. 실제로 몇백억을 가진 분도 계시고, 뉴스에 나오는 부자들도 있습니다. 돈이 많은 분도 관리하고 또 투자해서 수익을 내야 하니까 많이들 찾아오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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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영 상무는 “이제 AI를 접목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은 하늘과 땅 차이가 됐다”며 “우리나라도 AI 분야에서 세계 3위 수준이다. 일본·독일·프랑스보다 더 발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조선펍

“PB계 ‘넘버원’ NH투자증권 강북지점... 내 名聲 듣고 잘나가는 후배들도 따라와”

- 국내 제1의 ‘성장주 투자 전문가’로 꼽히는데, 주로 어떤 상품을 투자 종목으로 추천합니까.

“크게 보면 주식·채권·현물·부동산과 다양한 금융 상품들을 분석하고 추천합니다. 요즘은 해외 주식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해외 주식·채권·펀드와 인프라 펀드 등이죠.”

- 투자 종목 선정에 있어 ‘사람’과 ‘현장’을 중시하는 신조를 갖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보통 PB를 생각하면 컴퓨터 앞에 앉아 어려운 도표를 분석하고 자료들을 취합하는 모습이 연상되는데, 새벽 출근 직후부터 현장으로 달려간다지요?

“저는 현장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을 알아야 내용을 압니다. PB는 ‘멀티 스페셜 리스트’가 아닙니다. 끊임없이 생생한 정보들을 캐내고 공부해야 합니다. 현장을 가면 몰랐던 정보도 알게 되고 생생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현장 확인 후 종목 분석을 하면 리스크를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지금 (뉴스에 나오고) 문제 되는 펀드의 대부분도 현장을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달이 난 것입니다. 저는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검증하니까 그런 문제가 거의 없습니다.”

- 새 저서 《AI 퍼스트》의 기획 의도와 출간 배경은 무엇인가요.

“제가 사실 4~5년 전부터 AI에 관심을 많이 갖고 투자를 많이 해왔습니다. 제 투자 스타일은 가치주보다는 미래 성장주, 플랫폼 성장주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지금 미국에서 1~7위 하는 기업들이 아마 전부 ‘플랫폼’ 기업일 겁니다. 과거에는 없었던 일이죠. 제게는 ‘AI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존에 나온 AI 책들을 찾아보면 어떤 회사가 AI와 관련해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내용인데도 말이죠. 이제 AI를 접목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은 하늘과 땅 차이가 됐습니다. 우리나라도 AI 분야에서 세계 3위 수준입니다. 일본·독일·프랑스보다 더 발전하고 있죠. 그래서 제가 직접 발로 뛰고 인터뷰를 해서 AI 유망 기업들을 총망라해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작년 초부터 출간을 준비해온 것이죠.”

“우리나라 AI 수준 세계 3위... AI 접목한 플랫폼 기업 주목해야”

- 말씀처럼 AI의 중요성을 이론적으로 다룬 담론서가 아닌 기업 현장 취재 정보가 가득한 실용서였더군요.

“맞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관련 기업 165곳을 소개했고, 해외 기업도 7곳 분석했습니다. 첫 번째 의도는 ‘AI 회사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 독자들에게 소개해주려는 것이었죠. 두 번째 의도는 ‘AI에 투자를 한 기업과 안 한 기업의 차이가 얼마나 큰 지’에 대해 알려주려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의도는 ‘AI가 투자 차원에서 전도유망한 분야’라는 걸 보여주려는 것이었습니다.”

- 탈고(脫稿)하기까지 얼마나 걸렸나요. 

“글만 쓴 건 10개월이 넘죠. 나머지 시간에는 현장에 가서 사람들을 주로 만났습니다. 해외 기업은 사례 분석 중심으로 구성했고요.”

- 유망한 AI 기업을 선정하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나요.

“AI 기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AI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들, AI 기술을 활용하는 회사들이죠. 저는 두 종류를 함께 다루되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각 분야에서 ‘메인’이 될 수 있는 기업들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업종별로 세분화했죠. 예를 들어 ‘푸드 계열’이면 더 세밀하게 분류하고 선정해서 기업마다의 잠재력을 분석한 거죠.”

금융·핀테크·부동산·헬스케어에 음성인식·푸드테크·제조공정까지... AI 발전 분야 총망라

서 상무가 책에서 다룬 국내 AI 기반 유망 업종은 다음과 같다. ▲AI엔진(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데이터마이닝, 통합플랫폼, 검색 솔루션 등) ▲광고/SNS(AI를 활용, 사람을 모으고 분류해서 연결, 맞춤식 광고) ▲금융, 핀테크, 부동산(빅데이터를 활용 데이터 분석, 업무 효율화, 의사결정 효율화 등) ▲교육(AI를 활용, 수학문제, 토익, 코딩교육, 영어교육 등을 함. AI가 수백만 명 교육 가능) ▲헬스케어(엑스레이, 안구, 흉부 등을 AI가 분석. MRI 촬영 단축) ▲영상/이미지 인식(영상분석, 안면인식, 데이터 변환, 이상상황 감지 등) ▲자율주행/모빌리티(자율주행, 교통 돌발상황, 객체인식, 이미지 데이터화 등) ▲반도체AI칩(S/W 대신 AI 기능의 반도체 칩으로 개발) ▲음성인식(음성을 AI로 인식, 재현, 음성 볼륨 조절 등) ▲추천 알고리즘(개인의 취향이나 취미에 맞는 추천 알고리즘 활용, 혹은 독자개발) ▲푸드테크/생활테크(AI를 실제 푸드 분야 활용. 피자 매뉴얼 AI화, 식육 시스템을 AI화) ▲챗봇/로봇(챗봇이나 로봇을 활용, 사람이 할 일을 대신. 비용 절감 및 효율화) ▲제조공정(제조공정을 체크, 불량품 판별, 실시간 공정 모니터링) ▲빅데이터 분석/기타(AI 플랫폼, 개발 플랫폼, 영상 분석 플랫폼) 현재 진척되고 있는 AI 기술 관련 업종의 모든 것을 담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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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영 상무가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서울 파이낸스센터 26층 NH투자증권 PremierBlue 강북센터 응접실에서 《조선펍》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조선펍

서 상무는 ‘작가의 말’에서 “국내 기업들을 발로 뛰어다니며 2015년부터 거대한 AI 파도의 물결을 몸소 느끼게 됐다. 과거에도 AI 파도는 몇 번 몰려왔지만 30여 년간 금융 업계에서 일하며 최근처럼 AI 기업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며 급속 성장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바이오와 다르게 성과가 바로바로 나타나는 걸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미래 산업 먹거리는 단연 AI라는 명확한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자의 모든 해답은 뉴스와 신문이 아닌 바로 기업의 현장에 담겨 있다”며 “코스피 지수가 오르고 내리는 데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잘 되는 회사를 찾아 그 회사의 미래를 연구하면 투자에 대한 정확한 답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AI 기업 투자 시 ‘전문 인력’ ‘기술 활용’ ‘매출 달성 방법’ 확인해야”

- AI 업종에 투자할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필수 사항이 있나요.

“제일 중요한 건 인력이죠. 이 회사에 실제로 AI 전문 인력이 있는지. AI 기업이라면서 전문 인력이 없는 회사들도 있어요. 두 번째는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AI 추천 서비스’를 일례로 들면, 아마존의 관련 서비스를 국내에서 그냥 들여와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요. 우리나라 소비 시장과는 잘 안 맞는 구조인데도 막 갖다가 쓰는 거죠. 이런 기업보다는, 그걸 우리 현실에 맞게 잘 재가공해서 서비스하는 기업이 유망합니다. 또 관련 기업이 AI 기술을 통해 어떻게 매출을 달성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건 일반인이 확인하기 쉽지 않으니까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게 좋습니다.”

- 대표적으로 성장한 AI 기업들을 꼽는다면.

“단연 ‘에이블리’죠. 2018년 3월에 설립된 곳인데, 지금 모바일 패션 앱 중에 1위가 됐습니다. (강조하며)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웬만한 대기업 앱들을 다 제친 거죠. 창사 3년 만에 거래 금액이 연간 1좁니다, 1조. 또 푸드 테크 분야에서는 해외에서 성공한 ‘고피자’도 주목할 만합니다. 고피자는 우리 요식업이 전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젖혔어요. 우리나라 음식 프랜차이즈가 한 5000개 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중 해외에서 성공한 사례는 아마 고피자가 유일할 겁니다. ‘1인 스타트업’도 AI를 적용하면 어디 가서든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거죠.”

서 상무는 인터뷰 도중 노트북을 열고 투자 비책(祕策)과 기업 정보를 정리해놓은 PPT 형식의 ‘기밀자료’를 우리에게 보여주면서 ‘AI 강의’를 하기 시작했다. 쉴 새 없는 전화 통화와 현장 취재로 언론 인터뷰에 지칠 법도 하건만, 자신이 연구한 분야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는 기운이 넘쳤고 안광(眼光)이 번뜩였다. 업계 비밀 정보가 담긴 대외비(對外秘) 자료인 만큼, 지면에 전문(全文)을 공개하진 않고 서 상무가 강조한 핵심 대목 몇 가지만을 정리해 소개한다.

“2014년 창업한 AI 회사, 美 기업에 2兆에 팔려... 투자·창업·취업 모두 AI가 먼저다!”

“이제는 투자도, 창업도, 취업도 AI가 먼저다.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 리의 바둑 대결을 기억하는가? 구글이 AI 산업 촉매제로 한국을 선택한 것이다. 구글 전략은 당시부터 모바일 퍼스트가 아닌 AI 퍼스트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를 전후하여 일찌감치 AI를 준비해온 한국의 유니콘 기업들도 지금 기염을 토하고 있다. 2014년 창업한 ‘하이퍼커넥트’는 미국 매체그룹에 2조 원에 매각됐고, 카메라로 불량품을 판독하는 ‘수와랩’은 2019년 10월 미국 코그넥스에 2300억 원에 매각됐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AI 광고 솔루션 업체 ‘몰로코’는 1조1000억 원 가치를 인정받고 스마일게이트 등의 투자를 받았다. 매출 또한 2019년 740억 원에서 작년 2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샌드버드’ 역시 1조 원 가치를 인정받고 115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산타토익으로 유명한 ‘뤼이드’는 손정의 비전펀드에서 2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한국 AI 기업들은 무엇보다 AI칩 성능 면에서 일본·독일·프랑스 등 유수의 선진국들보다 앞선다. 한국에는 AI칩 개발사 5~6곳이 있지만 다른 나라는 1~2곳에 불과하다. ‘럭스로보’는 미국의 아워월드 교재(5~7세 대상) 개발에 있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기존의 전통적인 구조에서 디지털의 구조로 전환하는 과정)’ 계약을 체결했다. 게임 형태의 영어 교육을 지향하는 ‘호두랩스’는 월 1만5000원으로 AI 게임 영어 교육을 서비스한다. 어떤 외국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의 경제민주화’를 이룩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수학 문제 풀이 앱 ‘콴다’도 세계로 진출했다. 현재 50여 개국 800여만 명이 사용 중이다. 최근 논란으로 서비스 종료된 ‘이루다’ 역시 AI 친구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오늘날 大勢 ‘틱톡’ ‘유튜브’ ‘넷플릭스’ 모두 AI로 성공한 기업... 주식도 AI가 정답”

오늘날 ‘대세’가 된 틱톡, 유튜브, 텐센트, 넷플릭스 등도 모두 AI로 성공한 기업이다. 우리나 정부는 2025년까지 AI 분야에 28조 원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도 AI 바람이 불고 있다. 초·중·고등학교에서 AI 교육이 의무화됐고, 서울대에는 AI전문대학원이 생겼다. 각 대학에서도 AI 학과를 신설하고 있다. 이제는 주식 시장 테마에서도 AI가 정답이다.”

- AI가 ‘장밋빛 미래’만을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AI가 발달되면 사람들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비관론(悲觀論)도 있지 않습니까.

“일자리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새로운 사업이 열리는 것이죠. 자동차 때문에 마부(馬夫)라는 직업이 없어졌다고 해서 우리가 ‘직업이 줄어들었다’고 얘기하나요? 다른 신성장 일자리들이 창출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산업, 우리 기업이 해외 시장의 벽을 뚫고 여러 나라에 진출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생기는 겁니다. 그러면 자연히 관련 직업도 많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죠.”

서 상무는 책에서 “AI가 도입되면 일자리를 뺏길 것이라 말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 반대일 수 있다”며 “기존 반복적인 단순 업무를 AI가 대체하면서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에 새로운 직업도 늘고 새로운 산업도 다양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율주행의 경우, 엄청난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데이터화해 딥러닝을 학습해야 한다.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데이터 레이블링을 하는 ‘크라우드워커’라는 새로운 직업도 생겼다”며 “한국에만 크라우드워커로 활동하는 인원이 약 40만 명 이상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AI 업체들의 창업이 많이 증가하면서 새롭게 취업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열리고 있다”고 전망했다.

“AI의 데이터·이미지 학습 뒷받침해주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중요성 커져”

- AI 시대에 맞춰 ‘데이터 전문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육성해야 한다는 말들이 많습니다. 

“맞습니다. 중요합니다. AI가 ‘딥러닝’을 통해 사람이 원하는 답을 전해줄 수 있도록 ‘빅데이터’를 분석해주는 직업이지요. 일례로 사람이 말하는 대로 코딩도 해주고 글도 작성해주는 ‘GPT-3’라는 것이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만들어서 오픈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인데, 1~2년 사이에 전 세계 데이터를 다 모았습니다. 가령 ‘아보카도 의자를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그걸 응용해서 디자인한 도안(圖案) 수백 가지를 내놓습니다. ‘아보카도 의자’라... 언뜻 ‘말이 안 되는 문학적인 소리’처럼 들리지 않나요? 그런데 그걸 이해하는 겁니다! ‘무가 산책하는 모습을 그려줘’라고 말하면 애니메이션 주인공처럼 걸어 다니는 무의 캐릭터를 그려주는 거죠. 즉 데이터 학습뿐 아니라 이미지 학습을 통해 디자인을 제시해주는 것. 그걸 위해 컴퓨터가 이미지 데이터들을 인식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뒷받침을 해줘야 하는 데,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인 것이죠. 요새는 관련 분야 석사 학위만 받아도 연봉 2억은 그냥 넘을 정도로 귀한 인재가 됐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이 분야 전공자를 찾고 있고, 관련 회사들도 많이 생기는 추세죠.”

- 수년 전부터 ‘4차산업혁명이 온다, 인공지능이 대세다’ 같은 말들은 막연히 들려오긴 했지만, 특히 최근 들어 1~2년 사이에 AI가 엄청난 규모로 발전한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이제 (옛 커리큘럼으로 배운) 50~60대 박사들은 따라갈 수 없을 만큼 관련 기술이 발전하고 있죠. 젊은 인재들을 영입하는 스타트업과 유니콘 기업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겁니다.”

서 상무는 책에서 “전 세계 돈이 몰리고 있는 곳이 바로 AI다. 벤처캐피털과 상장도 역시 AI가 메인”이라며 “지금 AI 기업들은 인재 충원 경쟁이 치열하다. 학생들은 물론 취업 준비생들이 이 절호의 기회를 잘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본격적으로 AI 시대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AI를 만들던, 활용하던, 사용하던 모든 일이 AI와 연결될 것”이라며 “우리가 전기의 발견 이후 전기 없이 살 수 없듯, AI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AI의 거센 파도의 물결을 타고 세계를 향해 멋진 항해를 떠나보시길 바란다”고 권했다.

“지금은 돈을 지키는 시대가 아닌 투자하는 시대... 주식·부동산 ‘쌍끌이 전략’ 가야”

- 자산관리의 전문가이신 만큼, 이제 전 인류의 화두인 ‘재테크’ 분야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몇몇 자산 전문가들은 지금 부동산에 투자할 때가 아니라고 합니다. 오히려 부동산에 묶인 돈을 빼서 주식에 투자해야 할 때라고 하는데요. 그런데도 지금 우리나라만 해도 여러 사람들이 ‘영끌’을 해서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주식과 부동산 투자,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까요.

“금리가 지금 계속 내려오는 추세입니다. 2007년에 6~7% 하던 게 이젠 1%대입니다. 그동안 많은 ‘머니 무버(Money Mover)’들이 있었죠. 채권 시장이 없어지고, 사람들이 은행에 돈을 안 넣어놓게 됐습니다. 은행 예금이나 확정 투자를 잘 안 하게 됐죠. 그러면서 돈을 지키는 시대에서 ‘투자하는 시대’로 바뀌어갔습니다. 이제는 ‘주식이 정답이다, 부동산이 정답이다’ 하고 단언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주식도 해야 하고 부동산도 해야 하는 시대가 온 거죠. 동시에 갈 겁니다.”

- 지난 4월 중순까지 열풍(熱風)의 분위기였던 가상화폐 시장이 당국 규제 등으로 쇠락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투자냐, 투기냐’ 하는 논란이 있어 왔는데, 앞으로의 가상화폐 투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나요.

“사실 증권계에 있는 사람들은 가상화폐가 전문 분야가 아니므로 뭐라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말 그대로 ‘투기’는 아니라고 봅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돼 있기 때문이죠. 블록체인을 바탕으로 관련 산업이 커질 수 있다고는 보는데, 과열 현상은 리스크가 있다고 봅니다. 투자에 있어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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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영 상무는 “하반기에 AI 관련 기업 상장이 굉장히 많이 될 것이다. 지금보다 한 3배 이상 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대기업들이 AI 투자를 엄청나게 하고, 유니콘 기업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진=조선펍

“‘사람’ ‘비즈니스 모델’ ‘업종의 성장 가능성’이 기업의 成敗 결정”

- 여러 유망 기업을 현장 취재한 경험으로 비춰 볼 때, ‘성공하는 회사’의 특징이나 조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첫 번째는 사람이 우수하다는 점입니다. 오너나 CEO들. 그 사람들이 정말 똑똑하고 능력도 있고 센스도 있으면 사업도 성공할 확률이 60~70%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사업 분야를 바꿔서라도 끝내 성공시킵니다. 두 번째는 비즈니스 모델이 우수하다는 점입니다. 시장도 없고 이상한 곳 가서 열심히 한들 상품이 팔리겠습니까? 꿈만 크고 정작 비즈니스 모델이 엉성한 회사는 필망(必亡)하기 마련입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고, 돈만 잡아먹고 성공 못하는 게 있는 법이죠. 세 번째는 산업, 즉 업종이 우수하다는 점입니다. 성장하는 산업이냐, 없어지는 산업이냐. 그 다음으로는 경영 철학이나 사내 문화의 우수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 자산관리사로서 최대 얼마까지 수익을 내봤나요.

“저는 단기보다는 중장기 투자를 하는 편입니다. 한 3~5년 정도죠. 중장기 투자를 관리하다 보면 비즈니스 모델이나 사람을 중시하게 됩니다. 큰 흐름을 보는 거죠. (이윤을) 수십 배 남긴 경우가 몇 개 있습니다. 그러니 다들 제게 자산을 맡기는 것 아닐까요. (웃음)”

- 조선일보 투자·자산관리 최고위 과정 주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주로 어떤 내용을 강의하나요.

“지금 1~2기 거쳐서 3기째 하고 있는데, 차별화된 투자 전략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특별하게도 경매·부동산·해외주식 등 각 분야의 현업(現業)에서 활동하는 최고 전문가들만 초빙해서 강의를 열고 있습니다. 이론을 연구하시는 학자 분들은 거의 없고, 모두 현장에서 뛰는 전문가들만 모았다고 볼 수 있죠. 반응이 좋아 이번에도 수강생을 많이 모집했습니다.”

투자·자산관리 부문 現業 최고 전문가 모인 ‘朝鮮日報 최고위 과정’ 주임교수로 활약 중

-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금융공학 박사학위까지 받았는데, 학계나 공직 또는 창업이 아닌 증권사 PB의 길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이 일은 자기 역량만 되면 70살까지도 할 수 있어요! (웃음) 정년도 없고, 항상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업무가 많기 때문에 최고의 직업으로 볼 수 있겠죠. 사실 이건 발품 파는 영업적 측면이 커서 어떻게 보면 ‘을의 직업’이에요. 근데 살아보면 어떤 인간관계든 ‘을’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없어요. 항상 ‘갑’이 문제를 일으키죠. 사람을 만날 때도 ‘을의 마인드’로 만나면 관계에 문제도 없고, 상대방도 좋아하죠. ‘을의 직업’을 맡고 있기 때문에 세상을 더 겸손하게, 넓은 아량으로 볼 수도 있어요. 오랫동안 내가 즐길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 마지막으로 투자 관점에서 올 하반기 AI 업계 트렌드를 분석해주신다면.

“하반기에 관련 기업 상장이 굉장히 많이 될 겁니다. 지금 상장 신청하는 회사들이 많습니다. 지금보다 한 3배 이상 늘지 않을까 생각해요. 두 번째는 대기업들이 AI 투자를 엄청나게 할 겁니다. 최근에 보면 LG도 그렇고, 한화나 네이버, 카카오 등 큰 그룹들의 투자가 활성화될 겁니다. 세 번째는 유니콘 기업들이 많이 등장할 겁니다. 그럴 가능성이 있어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