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직 ‘부자가 되는 것’을 인생의 성공이라고 여기며 달려온 한 사업가가 있었다. 목표했던 큰돈을 벌고 나서는 삶의 방향을 잃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시를 읽고 마음을 다잡았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한때 이 땅에 존재했던 것으로 인해 단 한 사람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다.” 이후 도전과 혁신을 거듭해 더 많은 돈을 벌게 된 그는 결심했다. 전 재산의 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의장의 이야기다. 그는 ‘카카오톡’을 만든 주인공. 1일 미국 경제 잡지 《포브스》가 집계한 그의 재산은 155억 달러(약 17조5700억 원)다. 김정주 넥슨 대표이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함께 우리나라 최고 부호(富豪) 반열에 올랐다.
김 의장은 전남 담양에서 농사를 짓다가 서울로 이사 온 부모 밑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했고, 마침내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에 입학했다. 1998년에는 게임 회사인 ‘한게임’을 창업했다. 이후 한게임은 네이버와 합병해 김 의장은 NHN 공동대표가 된다. 큰돈을 벌었지만 2007년, 그는 모든 것을 내던지고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다. 2년 동안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의미 있는 삶’에 대해 수없이 고민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2010년 ‘카카오톡’을 개발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가 됐고, 카카오는 게임·유통·금융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끝없이 성장했다. 1일 기준 카카오는 우리나라에서 시가총액이 셋째로 높은 회사가 됐다.
김 의장이 꿈꾸는 ‘성공한 삶’은 단지 많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 2월, 김 의장은 재산 중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기업이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사회적 문제 해결에 나서려 한다”며 “빈부 격차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고자 노력하고, 아프고 힘든 이들을 돕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김 의장은 ‘호기심이 많고 상상을 이루려 하는 사람’ ‘꿈을 꾸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듣고 싶어 한다. 사회 곳곳에 따뜻한 등불을 비추려 노력하는 김 의장. 그의 창조적 상상력이 어떤 선한 결과를 가져올지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