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력은 해상풍력 발전기를 10일만에 바다에 설치할 수 있는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이 공법에 사용되는 해상풍력 일괄설치선 진수식을 지난 7일 군산항에서 시행했다. 사진=한국전력 제공

'바다 위의 발전소'인 해상(海上) 풍력발전기를 단 며칠 만에 설치하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 7일 한국전력(한전)은 육지에서 조립·완성한 초대형 해상 풍력발전기를 바다로 옮겨 곧바로 설치할 수 있는 특수 선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원래 해상 풍력발전기는 주요 부품과 구조물을 바다로 나른 다음 현장에서 조립해 설치한다. 기간은 약 90일이 걸린다. 

이번에 한전이 개발한 기술은 항구에서 발전기 전체를 조립하고 이를 특수 선박인 '일괄설치선(MMB)'으로 운송하는 방식이다. 육상에서 발전기를 만드는 데 일주일, 해상에 설치하는 데는 사흘이면 충분하다. 

특히, 한전이 기존에 개발한 '석션기초 설치기술'을 활용해 풍력발전기를 바다에 설치하기 때문에 설치기간이 단축될 뿐만 아니라 소음·진동과 부유사(沙) 발생이 없어 친환경 효과가 크다.

한편 한전은 해상풍력 일괄설치선, 석션기초 설치기술 이외에도 국내 해상풍력 경쟁력 확보와 확대 보급을 위해 터빈 상태감시, 단지배치 설계기준, 환경영향 분석기술, 수산업 공존기술 개발 등 해상풍력 전주기 기술개발에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이번 기술은 해상풍력 선진국인 유럽조차 아직 완수하지 못한 쾌거"라며 "'2050 탄소 중립'의 핵심인 해상 풍력발전 확대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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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션기초 설치기술 개념도. 사진=한전

일괄설치선(MMB)

최대 1500톤의 중량과 구조물 높이 140m의 고중량·초장대 풍력터빈 구조물을 안정적으로 들어 올려 운송하기 위해 만든 특수 선박이다. 선체 운동 해석기술, 운송 전복방지기술 등을 별도로 개발해 운송설치 시스템을 최적화했다. 이를 통해 5MW 터빈 기준, 풍력발전기 설치비를 약 37억 원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상 설치기간도 기존 90일에서 10일로 줄일 수 있다. 이번 개발된 MMB는 한전의 서남권 및 신안 해상풍력사업의 하부기초 운송설치에 적용 가능하며, 민간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소규모 해상풍력단지 및 다목적 해양작업(기상탑 설치·해체, 해양선박 구조, 중대형 해양구조물 운송 등)에도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여 다양한 활용이 기대된다.

석션기초 설치기술

대형강관을 해저면에 거치한 후 석션펌프를 이용해 파일 내부의 물을 배출하는데 이때 발생된 파일 내외부의 수압차를 이용해 기초를 지반에 관을 매립하는 신개념 해상풍력 하부기초 급속설치기술이다. 기존 해상풍력 설치방법은 하부기초(자켓)를 말뚝을 박아 지반에 고정하는 방식이다. 암반굴착과 시멘트액 주입 공정을 피할 수 없어 항타(抗打)소음, 부유사 발생 및 시멘트 주입재로 인한 해양오염 위험성이 있었다. 또 복잡한 공정으로 터빈 설치까지의 해상공사 기간이 최대 90일이 소모되며 해상 기상악화 시에는 사업지연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