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표 크기의 납작한 물체. 초당 20㎝를 달리며 구불구불한 미로를 요리조리 움직이며 빈틈을 찾아 몸을 숨긴다. 54㎏ 무게로 짓눌러도 부서지지 않는다. 마치 발로 밟아도 죽지 않는 바퀴벌레처럼.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연구진은 바퀴벌레 특성을 띠는 납작한 소형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120㎝ 거리를 단 5.6초 만에 이동하며 자기 몸무게의 백만 배가량의 물리적 '압박(stress)'도 견딜 수 있다. 몸통을 이루는 폴리비닐리덴 디플루오리드(PVDF)라는 재질은 웬만한 충격을 받아도 부서지지 않는다.
또 전기를 통하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한다. 이를 응용해 몸체가 민첩하게 움직이도록 설계한 것이다. 연구진은 "지진이 발생할 경우 잔해 속을 탐지할 작은 로봇이 필요하다"며 "곤충 크기의 튼튼한 로봇이 실용화하면 재해 현장을 조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