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가락 끝에 말랑말랑한 밴드형 장치를 부착하면 땀을 활용해서 전력을 생산한다. 사진=UC San Diego 제공

손끝은 몸에서 땀이 가장 많이 나는 부위 중 한 곳이다. 각 손가락 끝에는 1000개 이상의 땀샘이 모여 있다. 24시간 돌아가는 '땀 생산 공장'인 셈이다. 다만 손가락이 항상 공기에 노출돼 땀이 바로 증발하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이처럼 손가락에서 나오는 땀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가 개발됐다. 땀에서 나오는 젖산을 전기 생산 원료로 사용한 것이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조셉 왕 교수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줄(Joule)'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얇고 말랑말랑한 조각 형태인 미세 전력 생산 장치는 반창고처럼 손가락 끝을 덮는 형태다. 장치에 붙은 칩은 땀 속 젖산과 산소 분자 간의 화학반응을 유발해 전기를 만든다. 손끝에 붙이고 잠을 자거나 가만히 앉아있어도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키보드를 치거나 마우스를 클릭하는 등 압력을 주면 전력이 추가로 생산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10시간 동안 약 400밀리줄의 에너지가 수집됐다. 스마트워치를 하루 종일 작동시킬 수 있는 양이다. 한 시간 동안 타이핑을 하고, 마우스를 클릭했을 땐 30밀리줄이 발생했다. 공동 저자인 유인 박사과정생은 "추가 연구를 통해 더 실용적인 장치를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센서나 디스플레이 같은 전자제품에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