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아 최대 이커머스 업체 ‘쇼피’의 가파른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다. 대만·태국·싱가포르 등 동남아 7개국과 브라질에서 쇼핑몰을 운영 중인 쇼피의 작년 거래 규모는 40조 원으로 전년 대비 101% 증가했다. 약 2만5000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쇼피는 작년 웹 방문 횟수만 2억8100만여 건에 달해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 1위에 올랐다. 최근 1년간 일일 평균 ‘브랜드’를 검색하는 횟수가 두 배 늘어날 정도로 고객 선호도가 커지고 있다. 쇼피의 모회사는 싱가포르의 동남아 전문 IT 기업 씨그룹(SEA Group)이다.
쇼피에서 주목받는 제품이 바로 한국 브랜드다. 작년 쇼피에서 진행된 4번의 할인 행사에서 한국 셀러들의 매출이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지난달 쇼피브라질에서 진행된 할인 행사에서는 한국 셀러들의 주문량이 전월 평균 대비 9배까지 늘었다. 특히 뷰티·푸드·헬스·리빙 제품과 K-POP 기획 상품이 많이 팔린다. 가장 인기가 많은 뷰티 제품을 보면 필리핀·싱가포르·말레이시아에서는 스킨케어 용품을, 대만·베트남에서는 메이크업 화장품을 주로 찾는다고 한다. 최근 한국 리빙 제품에 대한 쇼피 고객들의 수요는 6배 이상 늘었다. 향초·향수·타월·프라이팬 등이 인기가 많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K-마스크’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해 쇼피를 ‘디지털 교두보’로 삼고 있다. 신세계·애경산업·CJ올리브영·이랜드그룹·아모레퍼시픽 등이 입점해 있다. 작년 기준 쇼피에 입점한 한국 기업은 전년 대비 다섯 배로 늘었다. 3년 만에 80배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4~5만 개의 한국 기업이 입점한 것으로 추산한다.
권윤아 쇼피코리아 지사장은 28일 《한국경제》에 “동남아는 인구의 절반가량이 30세 이하이며 70% 이상이 모바일 쇼핑을 즐긴다”며 “코로나19로 중장년층까지 e커머스를 경험하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권 지사장은 “동남아 시장이 낯설 수 있지만 쇼피에 입점한 한국 셀러 중 85%는 해외 판매가 처음”이라며 “동남아 소비자들은 한국에 우호적일뿐더러 새로운 브랜드 제품도 거리낌 없이 사는 만큼 인지도가 부족해도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