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에교협)가 11일 정부의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가 "탄소중립위원회가 지난 5일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3개안은 실현 가능성에 대해 숙고한 흔적이 전혀 없는 졸속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에교협은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가 지난 5일 발표한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정부는) 시나리오 산출 근거를 공개하고 계획을 전면 재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교협은 전국 61개 대학의 원자력 관련 학과와 공대·경제학과 교수 225명이 모인 단체다.
탄소중립위는 지난 5일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3가지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탄소중립위의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지난해 기준 6.6%인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50년까지 56.6%(1안) 또는 58.8%(2안), 그리고 70.8%(3안)까지 올리는 계획을 담고 있다.
에교협은 시나리오 중 온실가스 배출량이 중간 수준인 2안을 예로 들며 "신재생에너지의 70%를 태양광으로 공급한다고 가정하면 최소 400기가와트(GW)의 태양광 설비가 필요한데 이 경우 서울시 전체의 4.7배에 해당하는 막대한 면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육상 풍력 이용률 26%와 해상 풍력 이용률 40%도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 실현 가능성이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에교협은 또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59% 수준으로 높아지면 초과 발전량을 저장할 대규모 ESS(에너지 저장 장치)가 필요해 전기요금이 현재의 2~3배로 올라 우리 경제 발전을 이끌어온 반도체·자동차·철강·조선·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에 치명적일 뿐 아니라 우리 산업과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준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정부 시나리오에는 ESS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고 에교협은 덧붙였다.
에교협은 "정부의 시나리오는 탄소 중립 달성에 가장 유효한 수단인 원자력을 원천적으로 배제한 '탈원전 교조주의'에 빠진 채 신재생에너지만 무모하게 확대해 탄소 중립의 실현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며 "중립적 전문가들의 검토를 받고 탄소중립시민회의에 의한 공론화 추진 이전에 시나리오를 전면 재수립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