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UCSD 로미 아마로 교수팀 소속 안설희씨 소개. 사진=Amaro Lab 홈페이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딸 안설희씨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인체 세포에 침입하기 수월한 형태가 되는지 규명한 논문을 발표해 화제다.

22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안설희 박사후(포스트닥터) 연구원은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로미 아마로 교수팀이 지난 19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화학(Nature Chemistry)에 게재한 해당 연구논문(A glycan gate controls opening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의 제1저자로 등재됐다. 공동 제1저자는 테라 슈타인(Terra Sztain) 박사다.

이번 연구는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모의실험) 연구로 진행됐다. 이후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시뮬레이션 결과를 확인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의 가장자리 주변의 당분이 함유된 잔여물인 '글리칸'이 인체 세포 침투가 시작되도록 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글리칸 관문이 약리학적으로 '잠금'될 수 있다면 바이러스의 침입을 방지할 수 있다.

논문의 교신 저자로 참여한 로미 아마로(Rommie E. Amaro) 교수는 "우리는 스파이크가 실제로 어떻게 변하고 감염되는지 중요한 비밀을 밝혀냈다"며 "당 사슬이 없으면 바이러스는 기본적으로 감염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당 사슬(글리칸)이 코팅돼 있다. 이 글리칸이 지렛대처럼 작용해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를 바꿔, 인체의 수용체에 결합하기 좋은 형태로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텍사스 오스틴 대학(UT Austin) 연구진은 시뮬레이션을 넘어 실제 당 사슬의 역할을 실험했다. 오스틴 대학 부교수인 제이슨 맥렐란(Jason McLellan) 연구팀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변이체를 만들어 당 사슬 게이트가 부족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맥렐란 교수는 "당 사슬 게이트가 없으면 스파이크 단백질의 RBD가 세포를 감염시키는 데 필요한 형태를 취할 수 없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한편, 1989년생인 안설희씨는 작년 슈퍼컴퓨팅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고든벨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미국화학학회(American Chemistry Society)에서 젊은 연구자상을 수상한 과학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