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사진=SK기념관 영상 캡처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기일 23주기를 앞둔 가운데 그룹은 별다른 추모 행사 없이 조용히 고인을 기릴 전망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의 23주기 기일인 오는 26일 그룹 차원에서 준비된 행사는 없고, 가족들만 조용히 고인을 추모할 예정이다. 과거에는 SK 총수 일가와 주요 경영진이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선영에서 기일에 맞춰 추모식을 했으나 2018년부터 그룹 창립기념일(4월 8일)에 메모리얼 데이 행사를 열고 최종건·종현 형제를 추모하고 있다.

최 회장의 20주기였던 2018년에는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그룹 차원의 행사를 열었다. 장남인 최태원 SK 회장이 사재인 SK㈜ 주식 20만주(520억원 상당)를 출연해 최종현 학술원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최 회장은 1973년 창업주이자 형인 최종건 회장이 타계하자 뒤를 이어 회장으로 취임했다. 재임 중 1980년에 대한석유공사를, 1994년에는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며 SK그룹의 기틀을 세웠다.

특히 최 회장은 SK그룹이 국내 바이오산업의 대표주자가 된 데 큰 공을 세웠다. 그는 1980년대 후반 제약산업을 차세대 '먹을거리'로 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다. 사내에 의약사업본부를 신설하고, 1990년대엔 미국 뉴저지에 의약개발전문연구소를 세웠다. 최 회장이 1993년 SK 대덕연구소에 신약개발연구팀을 만들며 시작한 바이오 사업은 최근 SK바이오팜으로 결실을 맺었다.

폐암으로 타계 전 "내가 죽으면 반드시 화장(火葬)하고, 훌륭한 화장시설을 지어 사회에 기부하라"는 유언을 남겨 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켰다. SK그룹은 유언에 따라 2010년 500억원을 들여 충남 연기군에 장례시설을 준공, 세종시에 기부했다.

최태원 회장은 2018년 20주기 추모 행사에서 "선대회장은 SK에 좋은 사업들도 남겨주셨지만, 무엇보다 먼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혜안과 변화를 만들어 가는 도전정신을 그룹의 DNA로 남겨주셨다"며 "SK가 이만큼 성장한 것 자체가 선대회장이 훌륭한 경영인이셨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