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총수(總帥)가 복귀한 삼성이 대규모 투자·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삼성 계열 관계사는 24일 △전략사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 △미래 세대를 위한 고용·기회 창출 △다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 측은 “이는 코로나19 이후 예상되는 산업·국제 질서, 사회구조의 대변혁에 대비해 기업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략·혁신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코로나19 이후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하고, 책임 있는 기업으로서 청년 고용과 중소기업 상생 등 대한민국의 도약에 이바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앞으로 3년간 투자 규모를 총 240조 원으로 확대하고, 특히 이 가운데 180조 원을 국내에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은 투자 확대를 통해 전략사업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며, 과감한 M&A(인수·합병)를 통해 기술·시장 리더십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선단 공정 조기 개발, 선제적인 투자로 반도체 사업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한다. 시스템 반도체 부문은 선단 공정 적기 개발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혁신 제품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1위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 또한 기존 모바일 중심에서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신규 응용처로 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관련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한다. 메모리 반도체는 단기 시장 변화보다는 중장기 수요 대응에 초점을 맞춰 R&D(연구·개발)·인프라 투자를 지속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 5공장과 6공장 건설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한다. 바이오의약품 외에 백신 및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항체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 분야에도 신규 진출할 예정이다. 더불어 바이오시밀러도 파이프라인 지속 확대 및 고도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은 △전문 인력 양성 △원·부자재 국산화 △중소 바이오텍 기술 지원 등을 통해 국내 바이오 산업 생태계/클러스터 활성화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은 또 AI(인공지능)·로봇 등 미래 신기술과 신사업 R&D 역량을 강화해 4차 산업혁명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획이다. AI 분야에서는 전 세계 거점 지역에 포진한 ‘글로벌 AI 센터’를 통해 선행 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고성능 AI 알고리즘을 적용한 지능형 기기를 확대한다. 로봇 분야에서는 핵심 기술 확보와 폼팩터(제품의 물리적 외형) 다양화, 슈퍼 컴퓨터 활용 등을 통해 ‘로봇의 일상화’를 추진한다.
삼성은 앞으로 3년간 4만 명을 직접 채용한다. 통상적인 채용 계획상 3년간의 고용 규모는 약 3만 명이나 첨단 산업 위주로 고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사회적 고용 촉진 효과로 앞으로 약 56만 명분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관계사는 공채 제도를 지속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은 우리나라에서 공채를 처음 도입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 측은 “국내 채용 시장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위해 공채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삼성은 앞으로 청년들에게 양질의 S/W(소프트웨어)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사내 벤처 독려 및 전국적 창업 분위기 조성 등으로 스타트업을 육성하며, 기초 과학 및 원천 기술 R&D 지원 확대와 산학(産學) 협력 또한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