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미국 워싱턴주립대 홈페이지 캡처

몸길이 15㎜, 무게는 88g. 쌀알 세 톨에 맞먹을 정도로 작고 가볍지만 꼬마 로봇은 체중의 2.6배에 달하는 짐을 옮길 수 있다. 비결은 '액체연료'에 있다.

최근 미국 워싱턴주립대학교는 재료기계공학부 네스토르 페레스-아란시비아 (Néstor O. Pérez-Arancibia) 교수가 지난해 개발한 로봇 '로비틀(Robeetle·사진)'이 '세계에서 가장 작은 액체연료 로봇'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밝혔다. 로비틀은 다리 네 개를 움직여 이동하는 딱정벌레의 모습을 본뜬 초소형 로봇이다. 로봇(robot)의 앞 글자와 딱정벌레를 뜻하는 영어 단어 '비틀(beetle)'을 합쳐 이름 붙였다.

로비틀은 액체 메탄올로 동력(動力)을 얻는다. 로봇 몸통에 실은 메탄올은 공기 중 산소와 만나면 열을 발생시킨다. 이때 다리에 붙은 전극이 열을 받으면서 팽창하고, 다시 온도가 내려가면 수축하는 반응을 이용해 다리를 움직이는 원리다. 지금까지 개발된 초소형 로봇들은 고체 배터리나 외부 동력 장치로 움직이는 방식 때문에 크기와 무게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메탄올은 고체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10배가량 높아 적은 양으로도 충분한 에너지를 낼 수 있다. 연구진은 "로비틀에는 메탄올 연료를 95㎎까지 실을 수 있고 이는 최대 2시간까지 작동 가능한 양"이라며 "앞으로 통신 기능이 추가되면 인공 꽃가루받이나 수술 보조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