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백신 맞았어요? 난 지난주에 화이자 맞았는데.”
요새 안부를 나누며 많이 묻는 말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백신 접종이 보편화했다. 그런데 백신을 맞았어도 100% 안심할 수는 없다. ‘델타’ ‘람다’에 이어 ‘뮤’까지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이가 빠르게 발생하고 있어서다. 백신을 맞은 사람도 다시 감염될 수 있다. 이에 치료제 개발의 중요성이 대두(擡頭)되고 있다.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치료제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주사형 치료제로 출발해 먹거나 흡입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먼저 ‘백신’과 ‘치료제’의 차이를 짚고 넘어가자. 백신은 말 그대로, ‘예방주사’다. 어떤 질병에 걸리기 전에 미리 주사를 맞아 우리 몸에 면역 체계를 형성시키는 것. 반면 치료제는 병이나 상처가 생겼을 때 낫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각각 사전 ‘예방’과 사후 ‘치료’로 역할이 나뉘는 것이다.
현재 코로나 치료제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것이 길리어드사(社)의 ‘렘데시비르’다.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약물이었는데, 임상 시험을 통해 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지난해 10월 코로나 치료제 중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 정식 승인을 받았다. 염증 치료제로 널리 쓰여온 ‘덱사메타손’도 FDA 긴급 승인을 받아 중증 환자 치료제로 사용 중이다.
국내에서 사용 중인 코로나 치료제는 ‘렘데시비르’(상품명 ‘베클루리’)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가 있다. 모두 주사제다. 주사제의 경우 환자가 직접 투약하기 어려워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최근 개발되는 치료제는 환자가 직접 복용 가능한 ‘알약’이나 ‘흡입형 분말’ 형태로 나온다. 알약 형태 치료제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미국 MSD의 ‘몰누피라비르’다. FDA 긴급 승인을 통해 연말에 미국에서부터 상업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흡입형 치료제 중심으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흡입형은 약물이 기도를 통해 직접 폐에 흡착돼 강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내는 것이 장점이다. 셀트리온과 한국유나이트제약 등이 개발 중에 있다.
한편, 최근 미국 노스웨스턴대의 대니얼 배틀 교수 연구진은 인체 수용체를 모방한 ‘특수 물질’을 이용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는 실험을 성공했다. 일명 ‘미끼 치료제’다. 항체보다 제조가 쉽고 단가도 낮을 뿐 아니라 변이 바이러스에도 강한 장점을 갖고 있어 새로운 치료제 형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