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청년 실업은 청년 개인의 일자리 상실을 넘어서 국가 경제 측면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20일 '청년 실업 증가가 성장 잠재력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성장 구조 고착화, 신성장동력 부재, 노동 시장 경직성 등으로 한국 청년들의 일자리 상황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2010년 이후 최근 11년간(2010년∼2020년) 연평균 청년 실업률(15세~29세)은 8.7%로 전체실업률 3.6%의 2.4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중 비청년실업률 2.6%와 비교하면 배율은 3.4배로 더 벌어진다. 

한경연은 청년 실업 악화 속도를 국제 상황과 비교해봐도, 한국이 취약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2010년 이후 최근 11년간(2010년∼2020년) 청년 실업률(15세~24세) 연평균 상승 속도는 0.76%로 OECD 38개국 중 10위에 해당하며, '전체 실업률 대비 청년 실업률' 평균 배율은 2.8배로 상위권(5위)에 속한다.

한경연은 청년 실업이 총요소생산성과 잠재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 위해 1990∽2019년 연간 자료를 이용해 실증 분석을 수행했다. 분석 결과, 과거의 청년 실업률은 현재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과 잠재 성장률에 유의하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특히 청년 실업률과 잠재 성장률은 서로가 영향을 주는 관계인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는 '청년 실업률 증감→ 잠재 성장률 증감→ 청년 실업률 증감→ 잠재 성장률 증감'의 지속적 연쇄 효과가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년 실업률이 총요소생산성 증가율과 잠재 성장률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 청년 실업률이 1%p 높아지면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0.12%p 낮아지고, 잠재 성장률은 0.21%p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높은 청년 실업은 청년들이 업무를 통해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 즉 '업무에 의한 학습'(learning-by-doing) 기회를 감소시켜 인적 자본의 축적을 훼손하고, 자신의 전공과 적성을 살리지 못할 가능성이 커져 노동 인력의 효율적 배치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청년 실업률이 높은 것은 낮은 경제 성장률, 신성장동력 부재에 따른 신규 일자리 창출 여력 부족, 과도한 규제로 인한 기업 활력 둔화도 원인이겠지만, 과도한 노동 시장 경직성도 청년 실업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고 봤다.

실제로, 한경연이 OECD 국가들을 대상으로 2019년 기준 청년 실업과 고용 유연성간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 갭(청년실업률-전체실업률)과 고용 유연성간에는 역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고용 유연성이 높을수록 청년실업률 갭이 작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청년실업이 장기화될 경우 청년 개인뿐만이 아니라 국가 경제 전체적으로도 상당한 악영향이 초래된다"며 "청년 실업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경제 체질 개선, 기업 규제 혁파 등으로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고 신성장 동력이 육성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노동 시장 유연성을 제고함으로써 기업들의 신규 채용 여력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