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미·중 무역분쟁 이후 양국의 수입 시장 점유율이 아세안 국가에선 늘어난 반면 한국에선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2018년 총 4차에 걸친 미·중 상호 추가 관세·보복 관세 부과, 지난해 1월 미·중 경제 무역 협정 체결 등 미·중 무역분쟁 이후 글로벌 교역 구조 변화의 특징과 한국의 향후 통상 정책 과제를 분석해 21일 발표했다. 

전경련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의 혜택은 베트남 등 아세안 10개국에게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과 중국 수입 시장에서 전체 수입이 2018년 대비 5.7% 줄어든 가운데, 대(對)아세안 수입은 20.3% 증가했다. 반면,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전체 수입 감소율 보다 큰 10.6%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전쟁이 발생한 2018년과 비교해 지난해 미국과 중국 수입 시장에서의 아세안의 점유율은 2.6%p 증가한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0.3%p 감소했다.

올해 들어 아세안 10개국의 대미(美), 대중(中) 수출은 증가 추세에 있다. 올 상반기(1~6월) 아세안의 대미, 대중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24.9%, 38.1% 증가해 한국(대미 23.3% 증가, 대중 25.5% 증가)과 일본(대미 17.7% 증가, 대중 27.2% 증가)의 증가율을 넘어섰다.

아세안 10개국 중 가장 이익을 본 국가는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미국 수입 시장에서 2018년 12위 수입국에서 올해 상반기 6위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1월 1단계 미·중 무역 합의 결과로 올 상반기 중국의 대미 수출은 26.7% 증가했고, 미국의 대중 수출은 55.0% 증가했다. 한편, 중국은 최대 수출국(2018년 미국 비중 17.0%)인 미국과 무역분쟁을 벌이며 지난해 대비 수출은 2018년 대비 5.3% 감소했고, 대미 수입은 11.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은 수출선을 아세안과 유럽으로 신속히 전환하고,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제·산업활동이 멈춘 영향 등으로 지난해 중국의 전체 수출은 2018년 대비 5.0% 증가헸다. 이로 인해 중국의 세계 수출 시장 점유율도 2018년 12.7%에서 지난해 14.9%로 2.2%p 증가했다.  

전경련은 중국의 세계 수출 시장에서의 지배력은 향후 하향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올 4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앞으로 중국내 소비 증가 및 노동 비용 상승, 선진국 기업의 중국 내 생산 시설 자국 유턴 및 아세안 시프트로 세계 교역에서 중국의 지배력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통해 데중 무역 적자를 2018년 4176억 달러에서 지난해 3108억 달러로 약 1000억 달러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은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경제 봉쇄 조치로 수출이 전년 대비 13.0%나 감소하며 연간 무역 적자는 905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글로벌 공급망의 아세안 시프트가 진행되면서 아세안 지역의 중요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6월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의결 '한·인도네시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에 대한 조속한 비준·발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참여할 경우 원산지 규정을 통해 우리 기업은 CPTPP 역내 공급 업체로부터 효율적 소싱이 가능해지고, 향후 한·미·중 모두 CPTPP에 가입할 경우 한국의 장기 실질 GDP는 4.79%p 높아지게 된다"며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 18일 '제1차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에서 밝힌 바와 같이 CPTPP 가입 추진도 공식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