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소비 격차가 커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29일 조사통계월보에 실린 '우리나라의 소비 불평등 추정 및 주요 특징 분석' 보고서에서 국내 소비 불평등도가 2019년 3.67에서 지난해 3.74로 0.07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비 불평등도는 소득 계층별 소비 수준의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로, 2019년 저소득층에 비해 고소득층 소비가 3.67배 높았다면 2020년에는 3.74배로 더 올랐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저소득층(1분위, 소득 하위 20%)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많이 감소한 것을 불평등 심화 원인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기준 1분위의 소득은 2019년 대비 12% 하락했는데, 고소득층인 5분위(소득 상위 20%)의 경우 0.6% 줄어드는 데 그쳤다.

특히 지난해 소비 불평등은 식료품, 보건, 주류, 통신 등과 같은 필수소비재(비외출소비)를 중심으로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0∼2016년 5분위와 1분위 간 소비 격차가 확대된 분야는 오락·문화, 교육, 가사서비스, 교통과 같은 선택소비재였고, 선택소비재가 소비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이 필수소비재보다 더욱 컸던 점과 대비된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 사회의 체감 불평등 수준이 상대적으로 크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 소비 불평등 추이가 기존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저소득층의 소득 여건 개선이 미흡해 앞으로 불평등도 심화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