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연간 1.8%p 감소했고, 소비자 물가도 연간 1.6%p의 상승 압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1일 발표한 '국제원자재가 급등이 기업채산성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원자재 가격이 국제 원유를 중심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원유 가격은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작년 4월에 저점을 찍은 후 상승폭이 유종별로 3.6배(두바이유)에서 최대 5.0배(WTI)에 달한다. WTI는 작년 4월 배럴당 15.06달러에서 올해 9월에는 배럴당 75.03달러로, 두바이유는 20.82달러에서 75.90달러로, 브렌트유는 20.66달러에서 78.77달러로 가격이 치솟았다.
금을 제외한 비철 금속 가격과 주요 곡물 선물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한경연은 국제 원자재가격의 급등세 원인을 백신 효과와 그간 경기침체에 따른 기저 효과로 글로벌 경기가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이번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의 국제 원자재 가격 증감률 추이를 글로벌 금융 위기 및 외환 위기 기간과 비교 분석했다. 우선, 정점에서의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률은 올해 3분기 60.8%로 과거 외환 위기(2000년 1분기 57.8%)와 금융 위기(2010년 1분기 39.8%) 때보다 높았다.
한경연은 국제 원자재 가격의 증감률 고저점간 격차도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서 가장 커 기업의 대응이 어려울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의 증감률 저점은 작년 2분기 –34.5%, 현재까지의 고점은 올해 3분기 60.8%로 고·저점 차이가 95.3%p에 달했다.
반면, 금융 위기 기간(2008년 4분기 ~ 2010년 2분기)의 경우 2009년 2분기 –43.0%이 저점, 2010년 1분기 39.8%가 고점으로 고·저점 차이가 82.8%p였다. 외환 위기 기간(1997년 4분기 ~ 2000년 1분기)에는 1998년 1분기 –24.3%가 저점, 2000년 1분기 57.8%가 고점으로 고·저점차이가 82.1%p였다.
올해 9월까지의 원재료 수입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2.3%에 달한다. 한경연은 국제원자재가 상승이 기업 채산성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비금융업 전체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율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5년(2015년 ~ 2019년)간 평균 5.2%였는데, 국제원자재가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3.4%로 이전보다 연간 1.8%p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소비자물가는 1.6%p의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국제 원자재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들의 제품 가격을 규제할 경우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며 "가격 규제 등 인위적 물가 억제책 대신 가격 급등 원자재에 대한 할당 관세 적용 등 국제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 지원을 통해 경제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