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로 디지털산업단지. 사진=조선일보DB

국내 수출 기업들이 자사의 디지털 경쟁력을 낮게 평가하는 가운데 중국의 빠른 추격을 우려하고 있어 기업의 디지털 경쟁력 지원 정책이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국내 329개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의 디지털 환경 및 경쟁력 현황'에 대해 설문 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국내 수출 기업들이 한국의 디지털 경쟁력에 대해서는 70.1점으로 평가했으나, 자사의 디지털 경쟁력에 대해선 46.7점 수준으로 더 낮게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성장에 디지털 경쟁력 확보가 어느 정도로 중요한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 기업의 72.9%가 80점 이상을 선택했다. 디지털 경쟁력 확보가 꼭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자사의 디지털 경쟁력이 취약한 이유로는 '인력 부족'(25.9%), '투자 부족'(21.3%), '연구 개발 부족'(14.9%), '경영 전략 부재'(12.3%) 등을 꼽았다.

또한 기업들은 중국이 디지털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해나가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현 상황에 대해 50점 이하면 '우려', 50점 이상이면 '기회요인'으로 답하는 질문에 59.9%의 기업이 50점 이하의 점수를 줬고 평균 점수는 38.5점에 불과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47.2%), '지식재산권 침해'(33.6%) 등을 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추격은 최근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에서 발표한 '디지털 경쟁력 순위'에서도 드러났다. 한국의 디지털 경쟁력 순위는 2013년 조사대상 64개국 중 14위에서 지난해 8위까지 상승했다가 올해 12위로 하락했다. 반면, 중국은 2013년 38위, 2018년 30위, 2021년 15위로 격차를 좁혀오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의 디지털 경쟁력은 여전히 인구 2000만 명 이상 국가 중에서는 미국, 대만에 이어 3위 수준이며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홍콩, 싱가포르, 대만에 이어 4위를 기록해 높은 위치에 있다"며 "한국과 경쟁하는 대만, 쫓아오는 중국 등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디지털 경쟁력 확보에 더욱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