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1일 발표한 〈2021 하반기 KDI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 하반기 및 내년 한국 경기 추세와 필요 정책을 점검·진단했다.
기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2022년 내수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서 3.0%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소비자 물가는 유가(油價)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이 내년 중반 이후 점차 소멸되면서 금년(2.3%)보다 낮은 1.7%의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 부진이 회복되면서 30만 명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DI는 “우리 경제는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는 있으나, 3/4분기에는 코로나19 재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라며 “3/4분기 계절 조정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치며 성장세가 둔화했다. 기존 성장 경로와의 격차는 소폭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세계 경제의 회복세 약화,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 차질 등은 수출과 투자의 회복을 제약하고 있으나, 민간 소비는 9월 이후에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이하 각 분야 경기 동향에 대한 KDI의 분석이다.
〈수출은 반도체의 높은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가 부품 수급 차질 등의 영향으로 위축되면서 상품 수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됨.
설비 투자의 경우 자동차 생산 차질에 따라 운송 장비를 중심으로 둔화됐으며, 건설 투자는 건설 비용이 급등함에 다라 부진이 지속됨.
민간 소비가 3/4분기에 방역 조치의 강화로 감소했으나, 9월 이후 백신 접종의 확대로 경제 활동이 재개되고 소비 심리가 개선되면서 향후 민간 소비의 회복 가능성을 시사.
9월 중 대면 서비스업이 반등함에 따라 고용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됨.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를 상회하고 있으나, 근원 물가 상승률과 기대 인플레이션의 수준을 감안할 때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됨.〉
KDI는 “대내외 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볼 때, 우리 경제는 제조업에서 대외 위험 요인이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단기적으로는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감안해 위기 국면에서 수행된 정책을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KDI는 특히 “통화 정책과 금융 정책도 민간 부채 급증에 따른 금융 불안을 축소할 수 있도록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점진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금리 인상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경기 회복세를 저해할 수 있으며, 가계 대출 규제도 사전에 정책 방향의 충분한 제시 없이 강화될 경우 금융시장 혼란이 발생할 수 있음을 감안해 정책 정상화의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