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2021 해운대구 청년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박람회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대졸 청년 취업률이 75.2%로 OECD 37개국 중 31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18일 OECD 국가의 청년(25~34세) 고등교육 이수율 및 고용 지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청년 대졸자의 고용률이 낮은 이유로 경제 활동에 참가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많은 것을 꼽았다. 우리나라 청년 대졸자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은 20.3%로 OECD 37개국 중 세 번째로 높았다. 작년 기준 청년 대졸자 비경제활동인구의 주된 활동 상태를 살펴보면 10명 중 3명은 취업준비생이며, 10명 중 2명은 그냥 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청년 대졸자의 취업이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로 전공과 일자리의 불일치를 꼽았다. 우리나라 전공과 직업 간 불일치률은 50.0%로 OECD 22개국 중 1위였으며, 올해 통계청 조사에서도 일자리와 전공과의 불일치율은 52.3%로 취업자의 절반 이상은 전공과 무관한 일자리에 취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불일치가 심한 이유로 대학 정원 규제를 꼽았다. 미국의 스탠포드대 컴퓨터공학과 정원이 2008년도 141명에서 2020년 745명으로 다섯 배 넘게 증가하는 동안 우리나라 서울대는 55명으로 고정됐던 인원을 70명으로 소폭 증원한 것을 예로 들며, 대학 정원 규제 완화를 통해 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의 적시 공급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학력을 요구하는 일자리 증가 속도가 대졸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도 청년 대졸자 고용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우리나라 청년 교육 이수율은 69.8%로 OECD 37개국 중 1위를 차지했지만, 고학력 일자리 수는 이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대졸자는 연평균 3.0% 증가하는데 반해 고학력 일자리는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한 한경연은 산업 구조 변화에 따라 기존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도 우려했다. 생산시스템 고도화에 따라 전 산업 취업유발계수는 2010년 13.8명에서 2019년 10.1명으로 줄었으며, 소위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2010년 7.86명에서 2019년 6.25명으로 줄었다. 

한경연은 우리나라의 경직적인 노동시장 구조도 청년들의 신규 채용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밝혔다. WEF 노동시장 경쟁력 순위는 141개국 중 97위를 기록했으며, 프레이저 연구소 노동시장 규제 관련 경제 자유도 순위는 165개국 중 149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노동시장 경직성은 기업들의 신규 채용을 위축시키며 청년들의 취업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노동 시장 유연성 제고를 통해 일자리 창출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 청년들의 교육 수준은 최고 수준이지만 인적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고 있다"며 "대학 정원 규제 완화, 대학 교육 경쟁력 강화를 통해 전공-직업 간 미스매치 해소에 힘쓰는 한편, 노동 시장 유연성 제고로 청년들의 취업 진입 장벽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