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베이징 전경. 사진=조선일보DB

중국 진출 한국기업의 내년 사업실적이 중국의 다양한 대내외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중국에 진출한 우리기업 20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중국 진출 우리기업의 최근 경영환경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기업들은 내년 사업실적이 올해보다 나을 것으로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지수는 올해 각각 90과 83에서 2022년 각각 107과 103으로 올라, 내년 사업실적 개선을 예상한 기업이 더 많았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향후 사업실적이 현재보다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응답한 업체수가 더 많다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올해 화학과 전기전자가, 내년엔 섬유의류와 기타제조에서 사업실적 호조를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사업실적 개선 요인 중 '조달비용 절감(4.7%p)'과 '기타지출 절감(3.9%p)'이 금년 대비 가장 큰 응답률 상승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최근 생산자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짐에 따라, 비용을 통제하고 비용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능력이 중국 사업실적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반면, 내년 중국 사업실적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는 '현지 시장에서의 매출 감소'와 '비용 상승분의 가격 전가 어려움'으로 조사됐다. 또한 향후 1~2년간 대(對)중국 사업을 제약할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는 '현지 업체의 경쟁력 향상'이 꼽혔다. 연구원은 "연구개발 투자 및 고부가 제품 생산 확대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글로벌 기업과 중국 현지기업의 경쟁력에 밀려 시장 철수와 이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밖에 코로나19, 미·중 무역분쟁, 전력사용 제한 등 대내외적 리스크도 기업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기업들은 내년 하반기에는 경제가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경제가 정상화 되더라도 수요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분쟁도 최소 2년 이상 지속되며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갈등이 더 격화힐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사용 제한과 해상운임 상승은 최소 내년 3월까지 지속되면서 보합세를 유지하거나 강도가 더 세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귀일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중국 내 경영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제조시설과 판매채널에 대한 막대한 투자, 고객과 협력사와의 관계, 직원 숙련도 등 이슈들로 우리기업들의 사업 이전 및 철수 의향은 3.8%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중국의 정치적 리스크 확대에 대비해 우리기업들이 공동 협력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