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항 신선대 부두와 감만 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조선일보DB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24일 발표한 〈최근 공급망 불안에 대한 기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9곳은 올해도 공급망 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비관(悲觀)했다. 대한상의의 해당 조사는 원자재 수입 기업 300개사(社)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대한상의는 “조사 대상 기업의 88.4%가 올해도 ‘지난해의 공급망 불안이 계속되거나 더 악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완화될 것으로 내다보는 응답은 11.6%에 그쳤다”며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계속되거나 더 악화될 것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지속(57.0%)’을 꼽았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해외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며 글로벌 공급망을 위협했고, 올해 들어서도 기업들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뒤이은 공급망 불안 요인으로는 ‘미중(美中) 패권 경쟁(23.3%)’이 꼽혔다. 우리 교역의 40% 정도가 양국에 집중돼 있는데, 양국의 ‘공급망 줄 세우기’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여 한 치 앞의 상황을 예상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확대(12.4%)’도 올해 글로벌 공급망 불안을 증폭시킬 요소로 지목됐다. 코로나19로 억제돼온 ‘소비 욕구’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분출되면서 원자재 쟁탈전과 물류난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한상의는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불안이 계속되고 있지만, 기업들의 대책 마련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대책을 세웠는지를 묻는 질문에 ‘세웠다’고 답한 기업은 9.4%에 불과했다”며 “반면 ‘대책 없다’는 기업은 전체 조사 대상의 절반이 넘는 53.0%였고 ‘검토 중’이라는 기업은 36.1%였다. 조사 대상 기업 10곳 중 9곳은 현재 시점에서 뚜렷한 대책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한상의는 “공급망 불안 해소를 위한 정부 정책 과제에 대해서는 ‘수급처 다변화(23.9%)’와 ‘국내 조달 지원 강화(21.8%)’, ‘FTA 등 외교적 노력 확대(17.1%)’를 핵심 사안으로 꼽았다”며 “그 밖에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16.1%)’, ‘정부 비축 확대(10.4%)’ 등이 필요하다는 기업도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