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1일 공개된 '조선경제'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의 경제 실정과 한국 경제의 앞날과 관련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윤 전 부회장은 엔지니어 출신 전문 경영인으로, 차세대 전자 기술을 연구해 삼성그룹의 메모리 분야 세계 1위의 신화를 달성한 주역으로 꼽힌다.
윤 전 부회장은 '올해 한국 경제의 화두'를 묻는 질문에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부동산 등 여럿 있지만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저질러진 문제들을 잘 수습하는 게 중요하다"며 "급증한 국가 부채와 개인 부채, 국민연금 및 의료보험 개혁, 노동 개혁, 탈(脫)원전 정책 등을 새 정권이 잘 해결해야 한다. 소비자가 지갑을 닫고, 기업이 투자를 줄이면 모든 문제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부회장은 "문 정부의 대표 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은 경제 발전의 원인 행위인 투자는 않고 결과물(소득)만 늘려서 억지 일자리를 만들려 한 것이다. 젖소로 비유하자면 좋은 우유가 생산되도록 노력하지 않고 짜놓은 우유 나눠주기에만 급급한 꼴"이라며 "주 52시간제는 국민들을 다시 게으름뱅이로 만들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윤 전 부회장은 "문 정권 5년 만에 국가부채가 415조 원 늘어 올해 최소 1075조 원이 되고, 부동산·유가증권 등 자산에 부여하는 정부 세금인 자산세(taxes on property)가 최근 4년 만에 51% 급증했다"며 "우리나라의 GDP 대비 자산세 비율은 지난해 36개 OECD 국가 중 미국, 영국보다 더 높은 세계 2위가 됐다"고 비판했다.
윤 전 부회장은 "5년 단위로 바뀌는 정권들은 예외없이 초기에 기업 때리기를 하다가 2~3년 지나면 기업들을 이해하는 척 하다 끝난다. 이런 패턴에 종지부를 찍었으면 한다"며 "(차기) 정치 지도자들은 기업이 국가와 사회 발전의 기본이 되는 경제 주체라는 사실을 절실히 인식하고, 기업인들의 의견을 경청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새로 선출되는 정치 지도자는 사리사욕을 버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공정한 정책을 집행하고, 우수한 최고의 인재를 중용(重用)하여 능력있고 건강한 정부를 만들어 주기 바란다"고 부연했다.
윤 전 부회장은 "기업인이 한 시간에 마치는 일들을 정치인들은 몇 날 며칠 붙잡고 입으로만 떠들고 있다. 그러다보니 정치인과 정부는 항상 사회 변화에 뒤떨어진다"며 "기업인들은 현장을 뛰고, 정보를 분석하고, 외국 경쟁사를 이기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느라 숨가쁘다. 심하게 말하면 고위 정치인들의 언행(言行)을 보면 기업 경영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일침을 가했다.
윤 전 부회장은 "위정자들은 ‘기업 활동에 간섭하지 않으면, 기업이 더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해 주길 바란다"며 "삼성전자가 세계 1위로 오르는 데 40년이 걸렸다. 글로벌 기업이 나오려면 기업의 노력과 정부 정책 및 사회 환경이 잘 지원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부회장은 "특히 정부와 사회가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최우선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기업하기 좋은 토양이 만들어지지 않고서는, 글로벌 기업이 나오기 힘들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