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발표된 국제금융센터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시장반응 및 해외시각〉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화학·에너지 제품 수입 의존도’가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에 이번 양국 간 전쟁으로 반도체 생산 차질 등 경제가 하방 위험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1차 회담 이후 교전(交戰)이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핵 위협이 이어지자 서방은 대(對)러시아 추가 제재로 대응하고 우크라이나는 EU(유럽연합) 가입을 신청한 상황”이라며 “밸라루스는 국민투표를 통해 러시아의 핵무기 유입을 승인한 반면, 미국은 러시아의 핵 위협 자제를 촉구하며 러시아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러시아 재무부와의 거래를 중지시켰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1일 국제금융시장은 양국 간 성과 없는 회담 결과와 러시아의 핵 위협으로 리스크가 고조되며 위험 자산 회피로 주가 하락, 달러화 강세, 금리 하락이 이어졌다”며 “미국 주가는 1.6%, 유럽 주요국 주가는 2~3%대 하락을 보였다. 한편 러시아 주식은 지난 이틀간 개장하지 않았으나, 미국에 상장된 러시아 ETF(상장지수펀드)는 급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브렌트유(油)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비축유 긴급 방출 소식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발 공급 쇼크로 추가 상승했다”며 “천연가스도 4.40달러에서 4.57달러로 올랐다. 주식시장 변동성 지수인 VIX도 10.51% 상승한 33.32를 기록했고, 3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확률은 전일 115.9%에서 95.9%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주요국의 대러 경제제재가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다소 제한적이나, 원자재 가격과 인플레이션 위험으로 전가될 경우 충격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다음 분기 글로벌 성장을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러시아는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이며, 16위의 수출국(유럽의 5대 교역 상대, 유럽 가스의 41%와 원유의 27%를 공급하며 이 중 30%가 우크라이나를 통해 운송)이다. 지난주 시장 랠리를 로드맵으로 봐서는 안 되며, 시장은 경제적 피해를 과소평가하고 있을 소지가 있다”며 “한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간 상품 교역 규모는 크지 않지만(한국의 대(對)러시아 수출입 비중은 각각 1.5%, 2.8%), 에너지 및 화학 제품의 수입 의존도는 상당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올해 한국 GDP는 -0.17%p 감소, CPI는 +0.24%p 상승해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가능성이 있다”며 “또한 특수가스와 팔라듐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의존도가 높아 반도체 생산 차질로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