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3월 1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에서 당시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한덕수 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등이 한미 FTA 발효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조선일보DB

최근 발표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미 FTA 발효 10년 성과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韓美) FTA(자유무역협정)가 체결된 지 10년이 흐른 가운데, 그동안 한미 FTA가 고부가가치 분야를 중심으로 두 나라 경제의 효율성과 생산성 제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한미 FTA는 우리나라가 거대 선진 경제권과 맺은 첫 FTA로, 이후 여러 FTA를 추진할 때 기초가 되는 무역협정의 기본 틀로서 기능했다. 아울러 다수의 국내 제도를 국제적인 표준에 맞춰 개선하는 계기를 제공했다”며 “한미 FTA는 체결 당시 기체결 FTA와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협정이었다. 이후 여타 국가와의 FTA를 추진할 때 중요한 기준점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한미 FTA를 계기로 다양한 국내 법률이 개정되면서 제도 간소화, 공기업 경영 투명성 제고, 고부가가치 서비스 시장 접근성 제고, 지식재산권 보호 수준 강화, 투명성 제고 등의 성과를 거뒀다”며 “한미 FTA 이후 양국 간의 무역 및 투자 관계가 전반적으로 크게 확대됐으며, 특히 고부가가치 분야를 중심으로 심화·발전되면서 양국 경제의 효율성과 생산성 제고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미 FTA 이후 양국 간의 고기술 중간재 무역이 증가한 가운데, 특히 미국으로부터 사업서비스 수입이 증가하고 미국으로의 고부가가치 (내구) 소비재 수출이 증가했으며, 양국 간 무역이 활발한 분야에서 상호 투자도 증가하는 등 양국의 무역·투자 관계가 고도화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이 각국의 수출에서 상대국 내 생산된 부가가치를 사용하는 비중이 FTA 발효 이전(2011년)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한국의 대미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의 미국 내 특허 등록 건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 한미 FTA 이후(2012~19년) 미국의 해외 국가 특허 등록 건수에서 한국이 2위를 차지했다”며 “한미 FTA라는 토대 위에서 지난 10년간(2011~20년) 한국과 미국은 각각 2.4%와 1.7%의 연평균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달성했다”며 “이는 인구 1000만 명 이상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각각 3위와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한미 FTA로 인해 국내 산업 피해가 우려됐던 분야에서는 보완 대책 수립과 함께 해당 분야 경제 주체의 경쟁력 강화 노력의 결과로, 당초 예상됐던 부작용이 완화되고 일부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났다”며 “한미 FTA를 통해 진전된 양국 간의 경제 및 제도적 협력의 성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기술, 환경, 노동 등 다양한 미래 협력 의제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양국 간 공조 체계를 구축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