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발표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우크라이나 사태의 국제 곡물 시장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요동치고 생산-수출량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2020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이던 국제 곡물 가격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악화에 따라, 흑해 지역 수출 비중이 높은 밀, 옥수수, 보리를 중심으로 급등하기 시작했다"며 "밀, 옥수수, 콩의 2022년 3월 CBOT 선물 가격은 평년 3월 대비 각각 137.7%, 102.1%, 72.0% 상승했다. 전쟁으로 인한 흑해 지역 곡물 수출량 감소 우려와 주요 곡물 수출국의 수출 제한 조치가 최근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의 주요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옥수수, 밀, 보리, 해바라기유 주요 생산 및 수출국이다. 우크라이나 세계 곡물 교역량 점유율은 옥수수 14%, 밀 9%, 보리 10%, 해바라기유 43%이며, 러시아는 밀 20%, 보리 14%, 해바라기유 20%다"라며 "흑해 지역의 곡물은 주로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중국 등으로 수출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2022/23년 국제 밀과 옥수수 가격은 약 10~2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이러한 고곡가는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흑해 지역의 2021/22년 밀, 옥수수 수출량은 각각 700만 톤, 600만 톤 감소하고, 우크라이나의 금년 봄 작물 생산량과 하계 작물 재배 면적은 각각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가공용 옥수수(Non-GMO 포함)와 사료용 밀의 흑해산 수입 의존도가 높다.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원산지 대체 등을 통해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가격 상승으로 인한 국내 물가 인상 압력 증가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배합 사료 및 식품 제조업에 사용되는 곡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 국제 곡물 시장의 수급 및 가격 변동성이 국내 배합 사료, 가공식품, 축산물, 외식업의 생산 활동 및 물가 변동성으로 전이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으로 국내 가공식품 소비자 물가는 3.4~6.8%, 외식 소비자 물가는 0.6~1.2%, 배합 사료 생산자 물가는 5.3~10.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 대체 원산지 개발과 국내 물가 영향 최소화를 위한 금융 및 세제 지원이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비축 등의 국내 공급 기반 확대, 국제 곡물 유통 부문 진입을 통한 국제 곡물 조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편 "정부는 2020년 하반기 이후의 국제 곡물 가격 상승 및 변동성 증가에 더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곡물 가격이 추가 상승하자, '국제곡물수급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국제 곡물 위기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