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유튜브 캡처

미·중 갈등 이후 공급망 재편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글로벌 외국인 투자의 3대 특징으로 ‘EU 대세, 수익 재투자 증가, 메가 M&A’가 지목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지난 17일 ‘최근 글로벌 외국인 직접 투자(FDI)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 2016년 이후 전 세계 FDI는 감소 추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까지 신고액 기준으로 최고 증가세를 보인 우리나라 FDI와는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며 "투자할 때 용지를 직접 매입해서 사업장을 짓는 방식인 그린필드(Greenfield) FDI 1위는 EU인 것으로 나타나, EU가 미·중 갈등 이후 공급망 재편의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미·중 무역 전쟁(2018년 3월)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 3년간 그린필드 외국인 직접 투자 평균과 이후 3년간 평균을 분석해보면, EU의 증가율은 47.0%에 달한다"며 "그 뒤를 이어 중국(13.5%), 일본(12.1%), 미국(5.7%)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32.6%로 세계 평균(5.6%)에 크게 못 미쳤고, 인도(-28.7%), 아세안(-12.3%)도 하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문형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EU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을 통해 공급망 재편과 산업 경쟁력 제고를 꾀하고 있다"면서 "최근 인텔이나 SK 투자 사례에서 보듯이 세계 주요 기업이 상대적으로 미·중 갈등에 영향을 덜 받는 EU나 선진국에 투자 선호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미·중 갈등 전후 3년 재투자율 평균을 비교해보면, OECD는 36.5%에서 40.3%로 3.8%p 상승했으나, 한국은 44.8%에서 32.1%로 감소했다"며 "같은 기간 미국은 4.7%p, 독일은 4.4%p 증가했다. 반면 캐나다는 5.9%p, 칠레는 4.7%p 감소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글로벌 FDI 재투자의 증가 추세 원인은 이익잉여금을 지분투자, 장기차관 등과 함께 FDI의 형태로 인정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반면 한국의 낮은 재투자율은 2020년 2월 외촉법 개정 전까지 재투자를 FDI 금액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편 글로벌 투자에서 50억 달러가 넘는 메가 M&A 비중이 증가하고 있었다. 2011년 전 세계 메가 M&A 비중은 29.9%였는데 2021년 비중은 39.7%로 나타났고, 건수로는 69건에서 197건으로 약 2.8배 증가했다"며 "국가별로는 같은 기간 미국은 4.2%p, 중국은 28.4%p, 독일은 29.1%p 증가했는데, 한국은 2016년 이후 단 1건으로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메가 M&A가 늘어나는 것은 디지털융합 산업의 부상과 고비용의 그린필드 투자를 회피하려는 경향 때문"이라며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른 관련 시장의 성장과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지속으로 인해 앞으로도 메가 M&A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