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새 정부 출범 및 과학기술 발달로 정책 변화에 따른 산업 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기업·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지역경제와 취약업종이 받을 타격을 해소해나가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 이하 대한상의)가 지난달 25일 발간한 보고서 '지역경제의 공정전환과 콜렉티브 임팩트'에 따르면, 이 같은 해결책을 일컬어 '콜렉티브 임팩트'라 한다. 특정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기업·시민사회 등 다양한 구성원이 모여 공통 의제를 설정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민관 협력 모델이 성과 측정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과 달리, 콜렉티브 임팩트는 민간 부문이 적극 참여하고 문제 해결에 성과 측정 체계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지역문제 해결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상의는 보고서를 통해, 특히 에너지 정책 전환 과정에서 산업 재편과 일자리 변화 등으로 지역경제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탄소 산업, 화력발전소 등이 많이 입지한 지방도시를 중심으로 지역 간 양극화 심화, 불균형 발전 등이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는 것.
대한상의는 “에너지 정책 전환의 성공적인 안착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본 방향 및 실천 전략으로 공정전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전환은 산업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소외되는 지역과 계층이 없도록 취약업종을 지원하고, 각 지역사회가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도록 지원하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모든 지역과 계층이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의 합의에 기반한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전략으로 콜렉티브 임팩트가 제시된 것이다.
보고서는 과거 산업구조 변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폐업, 일자리 감소, 인구 이탈 등 지역 경제 문제를 콜렉티브 임팩트를 통해 해결한 국내외 사례들을 분석했다.
국내 성공 사례로는 방직산업의 사양화로 도시가 쇠락하자, 기업·지자체·시민사회 등이 힘을 모아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한 광주 '청춘발산마을'의 경우가 있다.
주민 40%가 취약계층일 만큼 대표적인 달동네였던 광주 서구 발산마을은 민간 주도 도시재생사업으로 상전벽해의 변화를 가져왔다. 현대차그룹 주도로 2015년 2월부터 광주시, 광주 서구청, 사회적기업인 '공공미술프리즘' 등이 협업, 마을 전체 도색 및 디자인 작업, 폐가에 대한 청년기업 입주 지원 사업 등을 추진한 결과 광주 대표 명소로 자리 잡았다.
도시재생사업 이후 마을은 포털 사이트와 SNS 등 통해 유명세를 타기 시작, 월평균 방문객은 사업 시작 전과 비교해 40여 배 늘고 주택 공실률은 30% 감소했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향후 탄소 중립 이행 과정에서 일부 지방도시의 기존 공장 폐쇄, 폐광·폐발전소 등이 생겨나며 지역경제 쇠퇴, 일자리 축소 등 다양한 지역문제가 우려된다”며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콜렉티브 임팩트를 활용한 국내외 사례를 벤치마킹해 선제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