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대선이 8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이 차기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바는 무엇일까? 다음 대통령의 성공 조건은 무엇일까?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지난 8월 열린 '2022 대통령의 성공 조건' 전문가 라운드테이블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기조발언했던 내용을 정리해 15일 공개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당시 발언을 통해 위 질문에 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역대 대통령을 돌아보면서 던진 수많은 질문 중에는 '왜 민주화 이후 한국 대통령이 별다른 업적을 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는지'와 같은 질문이 있다"며 "이에 답하기 위해선 1987년 이전의 대통령과 민주화 경험 이후 대통령 사이에 여건이 달라졌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1987년 이후 대통령들은 이전과 달라진 경제 상황과 사회 구조, 국민 의식과 행태를 인지하지 못한 채 국정 운영에 나섰다. 그리고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았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시대와 국민 의식 변화를 읽지 못하는 대통령의 실패 사례의 뿌리는 민주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박정희 대통령 역시 70년대 상황이 60년대 상황과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논리로 국정을 운영했다.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는데 나에게 어떻게 저항을 하는가'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국민의 인식 변화를 힘으로 제어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요구가 충족되지 않고 언론을 비롯한 사법부, 권력기관 통제가 지속하면서 사태는 더 심각해졌다"며 "대통령 편의대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 하니 불행이 싹트기 시작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권력기관에 관심을 가질 게 아니라 시대와 국민 의식의 변화를 읽는 본연의 업무에 더 충실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최근 코로나 사태는 대통령에게 시대적 통찰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밝혔다. 그는 "이전에는 '외부로부터 적의 침입을 방어하고 국가를 수호하는 것'만이 안보의 분야에 속했으나 지금은 바이러스 하나도 국가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대응해야 할 정도로 안보의 범위가 확대됐다"며 "'바이러스에 대항해 어떻게 '내적 안보'를 이룰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대통령이 필요해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자영업자를 위기로 몰아넣은 현재의 경제적 난관은 과거 수차례 겪은 금융위기 때와 다른 처방전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바는 시대적 흐름을 파악하는 통찰과 전문성"이라며 "국내외 정세를 막론하고 숲을 보고 큰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