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자회사인 한화디펜스USA는 최근 미 육군과 K9 차륜형 자주포(K9MH·K9 Mobile Howitzer) 시제품 6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국산 무기체계가 세계 최대 규모이자 진입 장벽이 가장 높기로 유명한 미국 방산 시장의 빗장을 마침내 열어젖히며 한미 동맹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1950년 6·25 전쟁 당시 미국으로부터 포병 전력을 지원받았던 대한민국이, 76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기술력과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미국의 포병 전력 및 방산 기반 재건을 지원하는 핵심 파트너로 위상을 다지게 된 것이다.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자회사인 한화디펜스USA는 최근 미 육군과 K9 차륜형 자주포(K9MH·K9 Mobile Howitzer) 시제품 6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국산 완제 무기체계가 미국 정부와 정식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존의 궤도형 자주포 시장을 넘어 차륜형 자주포 글로벌 시장 진입에도 완벽히 성공하게 됐다.

이번 공급 계약은 미 육군이 추진하는 차기 자주포 도입 사업의 일환이다. 미 육군은 차기 자주포 확보를 목표로 올해 초부터 주요 글로벌 방산업체들에 신형 자주포 시제품 제작을 의뢰했으며, 납기 준수 능력, 요구 성능, 현지화 비용 등 다방면에 걸쳐 까다로운 평가를 진행해 왔다. 

이번 성과는 기업의 기술력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와의 유기적인 ‘원팀(One Team)’ 공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방위사업청은 이번 사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최종 계약을 체결하기까지 주요 현안을 수시로 공유하고 기민하게 공동 대응체계를 가동했다. 특히 수주를 목전에 둔 최종 의사결정 단계까지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신속한 협의가 이어지면서 민관 협력의 모범적인 성공 사례를 남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수주를 발판 삼아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단계적 현지화 전략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미국 내 자주포 공급망 투자를 지속해 미국의 전투차량 산업 기반 강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미 육군의 장기적인 전력 현대화 동반자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 성공의 배경으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뚝심 있는 ‘사업보국’ 철학과 김동관 수석부회장의 선제적인 시장 예측 능력을 꼽고 있다. 김 수석부회장은 “반드시 미국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명확한 과제를 부여하고 미군 내부의 동향과 전력 확보 트렌드를 면밀히 추적했다. 미군의 전략 변화를 예리하게 읽고 미리 준비한 지 불과 1년여 만에 세계 방산의 중심지인 미국 본토의 계약을 따내는 가시적인 결실을 보게 됐다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전했다.